"우리 회사는 사풍(社風) 그 자체가 윤리경영입니다" 삼성이 거래관계에 있어서 깐깐하면서도 깨끗한 그룹이라는 데에는 여러 말이 필요없다. 거래과정에서의 사소한 비리나 부정,실수가 발붙이기 어려운 시스템과 문화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전통을 충실히 실천하고 있는 대표적인 계열사다. 삼성전자의 "윤리경영"은 그룹차원에서 실시되는 신입사원 교육과정에서부터 시작된다. 가치관교육을 별도 교과목으로 정해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는 고객이나 거래업체와 만날 때의 행동,리베이트 등을 받았을 때의 사규와 법률적용,비리가 회사에 주는 불이익 등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거래업체 등으로부터 대가성있는 금품을 받는 것은 곧바로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심각한 범죄행위라는 인식을 머리속에 새겨넣는 것이 바로 이때다. 삼성전자에 직원들의 비리를 막는 색다른 제도가 있는 건 아니다. 다른 기업들보다 감사와 처벌이 엄격하지만 그것만으로 깨끗한 기업이 될 수는 없다. 삼성전자는 비리를 용납하지 않는 기업문화 자체에서 해답을 찾는다.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직원이 있다면 배겨나지 못하는게 삼성전자의 기업문화다. 선배들이 오랫동안 그래왔기에 후배들이 감히 딴 생각을 품지 못하는 풍토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협력업체를 선정할 때에도 기업의 도덕성 평가에 많은 비중을 둔다. 특히 최고경영자의 도덕성을 엄격하게 따진다.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업체와 거래할 경우 본사 직원들까지 오염되고 궁극적인 제품경쟁력이 훼손된다는 우려에서다. 지난 7월6일 수원사업장으로 디지털가전분야 협력업체들을 초청해 "제1회 Supplier"s Day"를 열고 "구매윤리헌장"을 채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전자는 업무시스템 면에서도 비리가 끼여들 여지를 두지 않았다. 개발에서부터 발주 등 각 단계별로 업무를 분산시켜 놓아 한 두 사람이 부정을 저지를 수 없는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다. 업무효율화를 위해서 한 것이지만 자연스레 부정이나 비리를 견제하는 효과도 갖게 됐다고 회사관계자들은 말한다. 특히 e비즈니스등 전산화도 거래를 투명화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수주에서 발주까지 모든 거래과정이 전산에 리얼타임으로 공개돼 개인의 주관적인 의지대로 정보를 조작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