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버팀목이 돼 온 소비전선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또 보수적인 경기전망으로 유명한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빨간 불이 켜진 미국 소비전선=미국의 민간 경기예측기관인 컨퍼런스보드는 감원과 일자리 부족 추세가 지속되면서 8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하락했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8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14.3으로 7월에 비해 2포인트 하락했다. 향후 3개월 동안 미국민들의 소비의향을 나타내는 소비자신뢰지수는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의 증감과 직결돼 있다. 따라서 이 지수의 하락은 앞으로 소비지출이 줄어들 것임을 예고한다. 그동안 제조업계의 극심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침체(마이너스성장)에 빠지지 않은 것은 그나마 소비가 꾸준히 늘었기 때문이다. 이제 이 소비마저 줄어들면 미국의 경기 침체는 피할 수 없게 된다. ◇IMF의 세계 경제 침체우려=스탠리 피셔 IMF부총재는 이날 "세계 경제가 침체의 접경에 있다(skirts the edge of recession)"고 진단했다. 그는 일본 등 선진권은 물론이고 아르헨티나 터키 대만 싱가포르 등 신흥시장이 이미 마이너스 성장에 빠졌거나 빠지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주말 IMF 부총재직에서 물러나는 그는 미국 경제마저 마이너스 성장에 빠질 경우 세계 경제불황은 장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 전망치를 대폭 하향조정할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지가 이날 보도했다. 초안에 따르면 IMF는 지난 4월 3.4%로 예상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8%로 하향조정했다. 미국 성장률(올해 1.5%) 전망치는 변동없이 그대로 두었으나 일본 성장률 예상치는 4월의 0.5%에서 마이너스0.2%로 크게 낮췄다. 유럽연합(EU)의 전망치는 2.4%에서 2%로 떨어뜨렸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