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적인 장난 질문들이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마구 올라온다면…. 방역전문회사인 세스코의 홈페이지(www.cesco.co.kr)에는 바퀴벌레 등을 소재로 한 짓궂은 질문들이 자주 들어온다. 바퀴벌레 같은 해충을 없애는 방역전문회사의 사업 내용을 '소재'로 한 장난기 가득한 질문들이다. 그러나 세스코는 단 한번도 '경고'를 보내지 않았다. 오히려 저질 질문에도 성심껏 답변,네티즌들 사이에 저절로 '고객만족 우수회사'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세스코의 손은석 마케팅팀 과장은 "지난해 가을 우연찮게 짓궂은 질문이 하나 있어 충실하게 답변해 준 적이 있는데 이 사실이 최근에야 알려져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고 말했다. 나우누리 유니텔 천리안 하이텔 등 여러 네트워크망에서 세스코 게시판이 화두로 등장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엔 '세스코 팬클럽'까지 생겼다. 세스코 팬클럽 관계자는 "정말 좋은 것은 세스코가 아니라 게시판 담당자"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세스코 게시판의 인기도가 높아지는 데 비례해 정작 세스코는 쇄도하는 질문들로 몸살을 앓게 됐다. 담당자들이 밀려오는 메일을 감당하지 못하고 답장 지연에 대한 공지를 해야 할 처지가 됐다. 손 과장은 "서비스 업종은 고객을 만족시킬 정도로 친절해야 한다는 상식에 따른 것뿐인데 반향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손 과장에 의하면 세스코에 도착한 질문들은 분야별로 나눠져 연구소의 전공자들에게 보내진다. 연구원들이 바로 친절하게 현명한 답변을 보냈던 주인공들이다. 회사측에서는 친절한 답변자의 신상을 알고 싶다는 후속 질문에 대해선 침묵을 지키고 있다. 손 과장은 "고객만족 상식을 따른 것에 불과한데 상업용 홍보전략으로 비쳐질까 두려워 답변자가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스코는 1976년 설립된 방역전문회사로 97년 회사 이름(이전 상호는 전우방제)을 바꿨다. 이 회사 대표이사인 전순표(67) 회장은 쥐 연구로 유명한 학자다. 세스코는 산업용 건물에 대한 방역에 주력해오다 지난해부터 일반 주거지용 방역 쪽으로도 사업영역을 넓혔다. 직원은 약 1천명에 이른다. 1588-1119 양홍모 기자 yang@hankyung.com --------------------------------------------------------------- [ 게시판 질의.응답 내용 ] 문:국민을 화나게 만드는 정치인이라는 해충은 어떻게 박멸할 수 있나요. 답:샘플을 보내주시면 연구해 박멸법을 통보해 드리겠습니다. 문:벼룩의 간도 뽑아줍니까. 우리집 개가 벼룩에 물렸는데 피가 아까워서. 벼룩 피를 뽑자니 너무 작고. 짐승간이 몸에 좋다는데 복수겸해서. 답:짐승은 사람을 제외한 척추동물로 짐승 간은 이들의 간입니다. 벼룩은 곤충으로 곤충간이 몸에 좋다는 보고가 없기 때문에 아직은 드시지 않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네요. 문:PC게임인 스타크래프트에서 저그(괴기한 생물체) 애벌레를 어떻게 죽이죠. 세스코로도 가능한가요. 답:메딕(박멸 의무병)에 세스코맨이 포함되도록 게임 제작회사에 요청하겠습니다. 문:바퀴벌레는 회를 떠 먹어야 하나요,그냥 궁금해서요. 답:바퀴벌레의 배는 고단백질로 이뤄져 있어 영양은 좋을 것 같지만 다리나 날개가 목에 넘어갈때 꺼끌꺼끌하지 않을까 싶네요. 세균을 동반할 수 있어 질병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드시지 않는 것이 백배 이롭다고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