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석유화학 채권단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이 회사에 대해 기존 주주의 지분을 다음달 초에 완전감자하고 5천억원 규모의 빚을 주식으로 바꿔 주는 안을 추진키로 했다. 또 SM(스틸렌모노머) 공장은 당장 매각이 어렵다고 판단, 채권단이 대주주가 돼 경영에 참여한 뒤 매각을 논의키로 했다. 한빛은행 등 채권단은 27일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현대유화에 대한 자산실사 용역 결과를 보고받고 이같은 내용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실사결과 보고에 따라 현대자동차 현대건설 등 기존 주주들이 출자한 자본금 5천3백억원을 전액 감자하고 채권단이 최고 5천억원을 새로 출자전환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현대유화는 이익잉여금을 포함할 경우 부채비율이 2백%대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채권단은 또 4천억원의 운영자금을 신규 지원하고 나머지 부채 1조5천억원에 대해서도 경영정상화가 될 때까지 만기를 연장해 주고 금리도 깎아주기로 했다. 채권단은 이와 함께 현대유화가 자구책의 하나로 추진중인 SM공장 매각은 가격문제로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추가대안을 마련키로 했다. 덴마크 보레알레스사는 이미 인수포기 방침을 채권단에 전달했고 호남석유화학 등 관심을 보였던 업체들과의 협상도 사실상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채권단은 오는 9월 말까지 SM공장이 매각될 것으로 보고 신규지원자금 및 기존 대출금의 만기를 10월 말까지 연장해주기로 결의했었다. 이와 관련, 김영수 한빛은행 상무는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해서 현대유화의 경영권을 인수해 기업가치를 높인 뒤 SM공장 매각 등을 재추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투신사들은 이날 오후 현대유화 채권단과의 협의에서 "내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현대유화 회사채 3천2백억원중 20%는 현금으로 상환하고 나머지 80%는 신용보증기금 보증을 받아 차환발행하는 안을 채권단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현대유화에 대해서도 가압류를 실시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빛은행은 28일 채권단 운영위원회를 열고 의견을 조율한 뒤 다음달 초 전체 채권단회의에서 현대유화 경영정상화 방안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