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 구조조정 이렇게 하라 ] 신영욱 < 상무 > 1997년 외환위기이후 신문 경제면을 가장 많이 장식한 단어는 아마 "구조조정"일 것이다.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들을 빨리 퇴출시키기 위해 워크아웃 등 여러 제도가 도입되었고 기업간 빅딜 등을 통해 산업 구조조정도 추진돼 왔다. 하지만 아직도 구조조정의 가시적 성과는 요원한 듯하다. 외국의 국가신용도 및 기업평가기관들은 "한국의 구조조정이 좀더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부응하자면 정부주도의 산업 구조조정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업들이 자신의 사업을 냉철하게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사업구조조정"을 해 나가는 것이다. 기업은 처음에는 한가지 분야를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하지만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사업영역 확장을 꾀하는 속성을 갖고 있다. 기업이 경영하고 있는 여러 사업의 구성을 '사업 포트폴리오(Business portfolio)'라고 하는데 이를 시의적절하게 재구성하는 것이 사업구조조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유망한 새 사업을 추가하거나, 가치창출이 점차 떨어지는 사업을 정리하거나,다른 기업이 자신보다 더 매력적으로 평가하는 사업부문을 비싸게 파는 것 등을 말한다. 사업구조조정은 '경주마 바꾸기'와 비슷하다. 유능한 마주는 끊임없이 말을 바꾼다. 설사 아주 잘 달리는 말이라도 다른 마주가 자신보다 더 탐을 내고 잘 키울 것이라는 확신이 서면 판다. 그 대신 그는 마음에 드는 새끼 말을 사서 키운다. 기업은 원하든 원치않든 사업구조조정을 해야한다. 그 필연성은 다음 네가지로 분류된다. 첫째, 경영환경이 변하면 '사업매력'도 변한다. 현재 남들이 부러워하는 아주 매력적인 사업도 시장이 포화상태가 된다든지, 이익을 보고 달려드는 경쟁자가 너무 많아진다든지, 고객 취향이 예기치 않게 갑자기 바뀐다든지 하는 경우가 생기면 하루아침에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 사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 과거 10년여동안 한국의 효자 산업이었던 반도체 D램 사업도 지금은 가격이 너무 떨어져 해당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사업매력의 부침'을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다. 이는 앞서 나가는 최고경영자라면 10년 정도는 내다보고 사업재구성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 준다. 둘째, 기업이 경영하는 모든 사업들이 한결같은 이익을 낼 수 없으며 현실적으로 기업의 수익창출에 기여하는 사업부문은 일부분에 그친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필연적으로 이익을 내지못하는 사업들을 털어내야 한다. 그렇다면 평균적인 기업들의 경우 전체 사업부문중 몇 % 정도가 구조조정 대상이 될까. 경영학자들은 '파레토(Vilfredo Pareto)의 법칙'이 이 문제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실증적인 연구를 통해 알아냈다. 19세기 이탈리아 경제학자인 파레토는 전체 인구의 약 20% 정도가 전체 부의 80%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후 경영학자들은 파레토의 법칙을 여러 경영분야연구에 적용, 발전시켜 왔다. 예를 들면 전체 고객의 약 20%가 기업 매출의 80%를 차지한다든지,전체 공정중 20%에서 불량률의 80%가 발생한다든지 하는 것이다. 사업 포트폴리오에서도 이런 법칙을 찾아낼 수 있다. 베인&컴퍼니 조사결과 실제로 28개의 독립 사업부문을 가진 한 다국적기업의 경우 7개 사업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의 80%를 벌어들이고 있었다. 이 경우 최고경영자는 나머지 21개 사업부문을 놓고 '철수, 매각 등의 여부'를 빨리 결정해야 한다. 셋째, 경영자가 관심을 기울이고 경영할 수 있는 '경영의 범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도 사업구조조정의 필연성을 뒷받침한다. 사람이 잘 기억할 수 있는 개수의 한계는 7가지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한 기업의 사업부문이 28개쯤되면 최고경영자가 모두에 관심을 갖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이 경우 관심이 덜 가는 사업부문에 대해서는 자원배분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아 결국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최고경영자가 관심을 기울일 수 없는 사업은 차라리 그 사업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다른 기업에 매각하는 것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넷째, 기업의 자원은 한정적이다. 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자본이 무한정하지 않으므로 사업투자 결정시 과연 이것이 다른 어떤 투자기회보다 나은 최적의 의사결정인가는 항상 자문해 봐야 할 것이다. [ 정리=기획취재부 ] --------------------------------------------------------------- 한국경제신문사 주최 세계 9대 컨설팅사 전문가 초청 '불황타개=글로벌 경영전략' 강좌가 오는 9월15일부터 12월8일까지 열립니다. 참가문의 및 신청접수 한국 컨설팅협회 3424-6725,6133(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