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에 9월 위기설이 나돌고 있다. 주가가 날개없는 추락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엔 1984년 12월11일 이후 최저치인 1만1천2백57.94엔에 장을 마감했다. 21일 일본 증시 관계자들은 주가가 이날 소폭 반등했으나 9월 위기설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미국 나스닥주가의 약세와 엔고(高)에 의한 주가 붕괴현상이 9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은행권이 9월 중간결산부터 도입되는 시가(時價) 회계를 앞두고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보유주식을 적극 내다 팔고 있어 주가하락세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가하락→은행권의 보유주식 평가손 급증→자기자본 비율 저하→보유주식 매각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대형 13개 은행의 보유주식 평가손은 1조엔 규모에 달한다. 주가 하락종목도 나스닥과 연동된 첨단 기술주 중심에서 전기업종까지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주가하락이 고이즈미 내각이 추진중인 구조개혁 작업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에 있다. 은행권 보유주식의 평가손은 구조개혁의 핵심인 부실채권 처리를 위한 재원의 감소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장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구조개혁도 간판을 내려야 할지 모른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속출하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