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속 수출.투자부진으로 올 2.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작년동기에 비해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다른 나라와 비교해 이번 성장률은 결코 낮지 않으며 이제는 5% 이상 고성장이 아닌 3∼4%대의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게 한국은행의 견해이다. ◆99년 1.4분기 이후 최저 성장률 올 2분기의 성장률 2.7%는 지난 99년 1.4분기 5.5% 성장률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GDP 성장률은 지난 99년 3.4분기와 4.4분기에 각각 13%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작년에는 분기별로 12.6%, 9.7%, 9.2%, 4.6%를 보였으며 올 1.4분기의 3.7%에 이어2.7%로 크게 떨어졌다. 전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2.4분기 국가별 성장률은 미국이 0.7%,대만의 경우 -2.4%, 영국 1.2%, 싱가포르 -0.9%였고 일본이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높은 점을 감안하면 이번 GDP 성장률은 중국(7-8%)에 이어 상위권에 속한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또 과거에는 5% 이상의 성장을 당연시했으나 이제는 경제규모가 어느정도 커진만큼 앞으로 3-4% 성장률을 인정해야 한다는 게 한은의 시각이다. ◆민간소비 증가..수출의 성장기여율 급강하 2.4분기중 승용차와 에어컨, 냉장고, 의류 등 재화에 대한 지출이 늘고 외식.교육.오락. 등 서비스 지출이 증가해 전분기 0.9% 증가했던 민간소비항목은 2.9% 늘어났다. 이에 따라 민간소비의 GDP 성장 기여율은 지난 1.4분기 12.7%에서 이번 2.4분기54.3%로 크게 상승했다. 반면 작년과 지난 1.4분기까지 GDP 성장에 100% 이상 기여해온 수출부문은 이번2.4분기에 23.5%로 크게 떨어졌다. 또 최종소비지출도 가계소비가 작년동기에 비해 2.9% 증가했고 정부소비는 1.2%감소해 전체적으로는 평균 2.4% 늘어 GDP에 대한 기여율이 전분기 7.3%에서 50.7%로높아졌다. ◆계절요인 제외한 GDP로는 경제 회복 예상 GDP 성장에서 농림수산물의 수확 등 계절적 요인을 제외했을 경우 작년 0.4% 감소에서 전분기 0.3% 상승한데 이어 이번에는 0.2% 포인트 높은 0.5% 성장한 것으로나타났다. 계절요인을 뺀 실질GDP는 대개 1∼3분기 선행지수 성격을 나타내 앞으로 경기회복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98년 1.4분기의 경우 계절변동조정 GDP는 -6.2% 였으나 3분기후인 98년 4.4분기 3%로 높아졌던 순환 사이클을 근거로 보면 작년 4.4분기가 -0.4%였던 만큼 올3.4분기부터 상승폭이 커질 수 있다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경기 체감도 높아져 지난 99년 하반기와 지난해 상반기 반도체 산업의 활황으로 경기가 좋았다고 하지만 경기 호황이 피부에 와닿지 않았다. 이는 반도체 산업이 다른 업종에 비해 고용과 투자 등 타부문에 미치는 영향이적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GDP에서 무역손익을 제외한 구매력 지수인 실질GDI와 GDP의 격차는 작년 상반기 7.3∼8%에 이르렀으나 올들어서는 2.2∼3.1%로 좁혀져 경기에 대한 체감도가 더 높아졌다. ◆올해 4.4분기부터 회복 전망 한은은 3.4분기 GDP 성장률도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간소비는 늘어나지만 수출부진에다 반도체 경기가 회복될 기미가 당분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절변동조정 GDP 지수를 보면 경기 사이클이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는만큼 올 3.4분기는 추세상 2.4분기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조금 낮을 수 있으나 4.4분기부터는 5% 이상 회복할 것으로 한은은 전망하고 있다. 특히 콜금리 인하를 비롯해 수출 및 재정지출 확대 등 정책이 4.4분기중 효과를낼 것인 만큼 경기회복 국면에 충분이 접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내년부터 세계 경기가 회복되고 반도체 경기도 살아난다면 국내 경기의회복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한은은 낙관했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기자 tsy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