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국 정보기술(IT) 부문의 본격적인 회복은 아무리 빨라도 2002년 상반기 이후에나 가능하다는전망이 나왔다. 이는 침체를 겪고 있는 미국 IT부문이 늦어도 내년 2.4분기에는 회복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에 비해 상당히 비관적인 시각이어서 주목된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전영재 수석연구원은 17일 `미국경제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보고서에서 미국 IT부문은 경기순환상의 일시적 요인과 호황기 과잉투자에 따른 지나친 유휴설비 등 구조적 문제가 혼재돼 있다고 밝혔다. 즉 경기둔화에 따라 PC 등 정보통신 관련 제품의 수요가 격감하고 있으며 실적악화로 인해 기업들은 IT관련 투자를 회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98년 이후 닷컴열풍, Y2K 등으로 설비투자가 소득증대에 비해 지나치게 많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IT부문의 투자 및 설비의 조정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며 본격적인 회복은 빨라야 2002년 상반기 이후로 예상된다고 전 수석연구원은 말했다. 그는 미국경제 전반의 현재 국면은 주식시장과 IT 부문 투자 등 투자유발형 침체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둔화지속 기간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리인하와 감세는 하반기 이후 경기회복에 어느정도 기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효과는 과거에 비해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이 공급하는 자금 비중이 20%에 불과하고 금리에 덜 민감한 IT 산업 비중이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가계 부문의 적자누적으로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가정이 소비를 늘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며 실업 증가 등으로 소비심리가 불안한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소비침체에 비해 투자지출의 붕괴가 심각한 상황에서는 금리인하 효과가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에는 미국의 IT기술 혁신이 생산성향상→기업수익개선→주가상승→소비증가→투자확대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됐으나 현재는 주식시장 침체→기업실적악화→기업투자감소→소비정체→실적악화의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산업생산지수는 지난해 9월을 정점으로 지난 6월까지 9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과거의 경기사이클을 볼 때 산업생산이 9개월 연속 하락시 미국경제는 예외없이 불황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신경제가 과연 유지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 수석연구원은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