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대학간 산.학협력 프로그램이 적극적인 상업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단순한 스폰서십이나 위탁교육 수준에서 벗어나 특정 분야의 사업성 있는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 기업이 요구하는 특별 교육과정이 대학에 개설되면서 우수 인력과 기술을 기업 경영에 즉각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의 '1+1(2+2)' 산.학협동과정은 대학별로 강점을 가지고 있는 학문내용을 산업현장에 접목, 수익성 있는 기술 아이템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제도다. 석.박사 과정의 개설단계에서부터 기업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반도체 통신 디지털 등으로 세분화시킨 것도 이러한 취지에서다.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지적소유권도 대학과 공동소유키로 하는 등 산.학협력 프로그램 자체를 사업화시킨 점도 특징이다. 삼성전자 이현봉 부사장은 "산업현장에서 체득한 노하우와 대학이 확보한 기술을 결합시킴으로써 조직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와 신약을 공동개발키로 최근 제휴한 SK(주)의 사례도 상업적 성격이 짙은 공동연구계약이라는 점에서 진일보한 산.학연구체제로 평가받고 있다. SK는 2006년까지 총 1백50억원을 투자해 각종 암질환과 면역, 심장혈관계 질환을 치료할 신약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양측은 연구과정 및 결과물에 대한 공동소유는 물론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이익을 공동배분키로 했다. 연구진 구성도 올해 80여명에서 내년에는 1백40여명으로 대폭 늘리는 등 체계적인 연구조직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LG전자도 최근 연세대와 LG연구원간 교수를 교환 근무토록 한다는 내용의 '학술.연구 교류 협약'을 체결했다. LG는 연세대의 교수진을 객원 연구원으로 위촉하고 연세대는 LG의 임직원을 초빙교수로 발령, 강의를 맡기기로 한 것. 산업현장의 경험과 학문이론을 공유하기 위한 적극적인 인적교류인 셈이다. 양측은 최근 LG의 디지털 미디어 연구소 등과 상호 출강 일정및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논의하는 등 구체적인 교류 분야및 규모에 대한 협의에 들어갔다. LG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기술개발 및 경영에 접목시킬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역시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산.학협동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두원공과대학 동의공업대학 영남이공대학 등 서울 부산 대구 등지의 자동차 전문학과가 개설된 6개 대학과 산.학협동체제를 구축했다. 지난달부터 이들 대학생으로 구성된 산.학협동대학 특별반 1백32명을 대상으로 최첨단 전자제어 시스템 등에 대한 기술교육을 진행중이다. 이들에게는 각 학교와의 협약에 따라 학점을 부여하고 내달 말에는 이들을 대상으로 기술경진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학교육 수준을 기업 현장에 즉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고 정기 세미나를 통해 대학이 확보한 첨단기술을 지원받는 등의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심기.김용준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