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도체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설비확대를 통한 증산계획을 밝혀온 대만의 D램 생산업체들이 재고누적에 대응하기 위해 감산을 공동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대만 제6위의 반도체업체 모젤 비텔릭은 올들어 D램가격의 폭락 등으로 인해 상반기 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경쟁업체들과 생산축소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인피니온 테크놀로지와의 합작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 회사는 상반기 2억107만달러의 적자를 기록, 대만 동종업계 최대의 적자를 나타냈다. 모젤비텔릭의 토머스 창 부사장은 감산 논의에 참가한 업체들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다음달부터 감산에 돌입하기로 잠정적으로 합의했다"며 "손실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만큼 생산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신추과학단지에 입주해 있는 파워칩 세미컨덕터의 마이클 차이 사장도 "이미 감산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도 상반기 세전손실액이 4천670만달러에 달했다. 최근 설비투자 확대를 발표한 난야테크놀로지의 찰스 카우 부사장조차도 "모든 업체들이 감산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어떤 식으로 감산에 참가할지가 논의돼야 하며 우리도 감산에 협조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대만업체들이 한국과 일본의 경쟁사들에 이어 감산체제에 돌입한다고 해도 이들 업체들이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전세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점유율 50%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공동으로 감산을 돌입해야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나 두 기업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한편 일본에서도 최근 NEC와 도시바에 이어 히타치. 미쓰비시 등이 잇따라 감산에 돌입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한국에서도 하이닉스반도체가 지난달 미국 오리건주 유진시에 위치한 반도체공장(HSMA)의 가동을 6개월간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히는 등 세계적으로 반도체 감산이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