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타치 소니 등 일본의 대형 전자메이커들이 생산 감축에 이어 보유 재고를 최고 40%까지 줄이는 등 초슬림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정보기술(IT) 불황의 타격이 예상 외로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이들 업체는 관리 비용을 최대한 압축하기 위해 휴대전화 음향·영상기기 등을 중심으로 제품 및 부품 재고를 대폭 줄이고 있다. 히타치제작소는 제품 및 부품재고를 지난 3월 말의 약 1조5천1백억엔에서 2003년 3월까지 8천5백억엔으로 약 25% 감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제품 수주에서 출하까지의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한편 모든 제품과 부품의 필요 재고량을 25%씩 일률적으로 줄이기로 했다. 마쓰시타전기는 2004년 3월까지 재고자산을 약 40% 줄여 6천억엔 수준으로 낮출 방침이다. 마쓰시타의 재고자산은 지난 3월 말 현재 1조엔을 상회했었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지난 3월 말 현재 50일치를 보유했던 부품확보량을 내년 3월 말까지 우선 40일치로 낮추기로 했다. 소니는 2002년 3월 말까지 전자부문의 제품 재고를 6천9백억엔 수준으로 압축할 계획이다. 소니의 제품재고는 지난 6월 말 8천8백억엔에 달해 이 경우 앞으로 9개월간 20% 이상이 줄어들게 된다. 일본 전자업체들은 IT불황 충격을 최소화 하기 위해 감산,반도체 사업축소 등의 자구계획을 잇달아 실행해 왔지만 단기적인 재고압축만으로는 경영난 타개가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수요변동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신기법을 바탕으로 중장기적으로 재고수준을 억제하는 한편 이를 통해 비용을 절감,수익력을 높인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