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확대정책을 버리고 재정축소정책으로 돌아섰다. 일본 각의는 11일 2002회계연도(2002년4월∼2003년3월) 일반 예산지출을 1.8% 줄이려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재정축소방침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일본정부의 내년 일반예산지출은 47조8천억엔으로 줄어들게 됐다. 일본의 일반예산지출 축소는 4년만에 처음이다. 일본의 예산지출 삭감은 최근들어 동남아 국가들이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지출을 늘리고 있는 것과 상반된 것으로 재정적자를 줄이고 일본경제의 장기적인 성장바탕을 튼튼히 하려는 고이즈미 총리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일본정부는 도로 항만건설 등 공공투자(올 10조4천억엔 책정)및 해외개발원조(9천5백60억엔) 등에서 모두 5조엔의 예산지출을 줄일 방침이다. 노령화에 따라 늘어나는 복지비용도 올 연초 계획했던 1조엔에서 7천억엔으로 축소할 예정이다. 반면 정보기술(IT),도시재건축,환경보호관련 지출은 올해보다 늘리기로 했다. 또 내년도 국채발행은 30조엔(올 33조엔 발행예정)이내로 억제할 예정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 3월 말 현재 6백66조엔(일본 GDP의 1백30%)에 달하는 공공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는 예산지출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초긴축과 강력한 구조조정을 핵심으로 하는 '고이즈미플랜'에 대한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다. 경기침체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예산지출 축소는 기업도산을 부추기고 실업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