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기업에 대한 조속한처리 방침을 거듭 밝히면서 워크아웃 기업들간에도 그동안 자구노력이 미진했던 기업들과 회생 가능성이 큰 기업들로 나뉘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35개사에 달하는 워크아웃 기업중 그동안 자구노력 등이 미진했던 기업들은 정부와 채권단의 동향을 주시하면서 속을 태우고 있다. 이들 기업은 정부가 이번주중 채권단으로부터 워크아웃 기업 처리방안을 접수,빠른 시일내에 회생, 매각, 청산 등을 결정한다는 방침인 것과 관련, 아직까지 채권단으로부터 별다른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정부의 `의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회생 여부가 불투명한 상당수 기업들은 `나름대로 자구노력을 진행해왔는데굳이 민감한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며 짐짓 태연을 가장하고 있다. 반면 회생 노력이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는 기업들은 그야말로 태연한 표정이다. 주요 워크아웃 기업들을 중심으로 그동안의 경과와 반응을 모아본다. ▲대우그룹 계열= 워크아웃 종결신청서를 지난달말 제출한 대우조선이 가장 빠른 진척을 보이고 있다. 이달 하순께 내려질 채권은행의 결정만을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다. 대우조선[42660]과 함께 대우중공업에서 분리해 나온 대우종합기계도 경영호전과 자구노력 이행으로 올해 매출액 1조6천900억원, 경상이익 800억원 이상을 달성,내년에 워크아웃을 졸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대우는 작년 12월 대우건설[47040], 대우인터내셔[47050]널로 분할돼 회생의길을 걷고 있다. 잔존부문으로 남은 ㈜대우는 언젠가는 청산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그러나 대우인터내셔널과 대우건설은 채권단의 출자 전환과 차입금 상환을 통해부채를 줄이고 워크 아웃에서 조기 졸업한다는 방침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의 경우 작년 12월 분할 당시 940%였던 부채비율이 이미 지난 5월말 628%로 낮아졌으며 7월말에는 550%로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던 교보생명이 올해 사업연도 1.4분기인 4∼6월중 1천700억원가량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전해지면서 자구노력의 핵심인 교보생명 주식의 처분에도 긍정적인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대우건설도 자신감 있는 태도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충당할 수 있을 만큼 자생력을 갖춰 채권단 지원이 축소되더라도 회생할 수 있다"고말했다. 대우전자[07410]는 현재 채권단의 출자전환과 함께 해외 매각작업을 벌이고 있어 워크아웃기업 정리 문제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채권단은 출자전환 조치후 대우전자 사업부문의 분리.매각에 착수, 외국업체들을 상대로 인수의사를 타진해 입찰을 실시할 방침이다. 대우자동차판매는 모기업인 대우차와 함께 미국 제너럴모터스(GM)로의 매각협상이 진행중이어서 워크아웃 퇴출 또는 회생 판정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올해 1.4분기 영업이익 80억원, 경상이익 68억원을 올린데 이어 2.4분기에도 영업이익을 210억원, 경상이익을 183억원으로 각각 늘리는 등 재무구조도 개선되고 있어 느긋한 입장이다. ▲기타 = 고합[04460]은 민감한 반응은 자제하고 있다. 고합 관계자는 "채권단회의에서 핵심과 비핵심으로 분류해 비핵심은 매각하고 핵심은 살리는 형태로 기본틀이 확정됐기 때문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신호제지[07190]는 98년 10월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자산매각을 비롯한 자구계획을 진행중이다.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채권단의 출자전환 동참 여부가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세풍[01020]은 올초 540명이던 직원을 최근 316명으로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을단행했으며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도 212억원으로 목표액(16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1월 보워터한라에 매각을 추진하다가 무산됐으며 현재 다른 매수 희망자를 찾고 있는 중이다. 쌍용건설[12650]과 남광토건[01260]도 올해 상반기 경상이익에서 흑자로 돌아서는 등 자생력을 확보했다는 주장이다. 다만 내년 말 워크아웃 졸업을 목표로 계획을실행해왔는데 갑자기 정부의 입장이 바뀐 것 같아 당혹스러워하는 눈치다. 새한[08000]은 감원 등 그동안의 구조조정에 이어 폴리에스테르 원사.원면 부문과 본사사옥을 올해말까지 매각키로 하고 원매자를 물색중이다. 새한 관계자는 "일단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상반기 실적이 흑자로 돌아섰고 영업이익도 내는 상황이기 때문에 비관적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쌍용자동차[03620]는 올 상반기 1조1천억원 이상의 매출에 100억원대의 경상이익을 내는 등 빠른 속도로 정상화되고 있어 퇴출 우려는 거의 없는 상태다. 쌍용차 관계자는 "반기별 경상이익이 실현되면 경영재평가를 통해 신용등급이현재의 C등급에서 A등급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업계팀 =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