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환 한국은행 총재는 9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경제가 유동성함정에 빠져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유동성 함정은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즈가 1936년 처음으로 소개한 개념으로 금리가 더 이상 낮아질 수 없다고 생각하는 최저수준에 도달함에 따라 모든 사람이 금리가 곧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 채권 등 이자부 금융자산을 모두 내다팔고 현금만을 보유하게 되는 상황이다. 이 경우 통화수요는 금리가 조금만 변동해도 급격하게 변함으로써 금리에 매우탄력적이며 통화공급을 아무리 확대하더라도 경제주체는 현금만을 보유하고자 하며금리를 현재보다 더 낮출 수도 없어 실물경제에 어떠한 영향도 주지 못하는 상태에빠진다. 이런 상황에서는 시중에 돈이 거의 돌지 않아 통화유속도가 매우 낮아지게 되며이를 근거로 해 일국의 경제가 유동성 함정에 빠졌는지 여부를 판단하기도 한다. 한국은행은 `우리 경제가 유동성함정에 빠져있는가'라는 질의에 대해 `그렇지않다'고 천명했다. 비록 금리수준이 낮다하더라도 자금시장에서 금융중개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조금이라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채권 등 금융상품으로 자금이 신속하게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또 실증분석 결과 최근의 저금리하에서도 통화수요가 금리에 대해 그다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데다 최근까지 통화유통속도도 외환위기 이전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유동성 함정에 빠졌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그러나 통화정책의 효과가 투자.소비 등 실물변수에 파급되는데는 시차가 있는데다 일부 대기업의 신용위험 잔존 및 세계경제의 동반부진 등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 등으로 금융완화의 실물경제 파급효과도 제약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