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힐'과 '켄트'로 잘 알려진 영국의 담배회사 BAT(브리티시 아메리칸 타바코)가 국내에 담배 제조공장을 설립한다. 이로써 한국담배인삼공사의 독점 생산체제가 깨지게 돼 국내 담배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BAT코리아 존 테일러 사장은 8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3개월내에 경남 사천 진사공단내에 1천억원을 투자,연간 80억개비의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오는 2004년까지 설립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BAT는 이같은 계획을 이날 영국 본사와 동시에 공개,향후 10년간 원부자재 조달과 공장 운영 등에 1조3천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테일러 사장은 "담배의 원료인 잎담배는 물론 각종 원부자재를 최대한 한국에서 조달하고 현지 고용인원도 크게 늘릴 방침"이라며 "판매 추이에 따라 생산능력을 향후 연간 2백억개비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외국계 담배회사가 국내에 제조공장을 세우기로 한 것은 국내 영업환경의 변화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달 1일 담배사업법을 개정,담배인삼공사의 제조독점권을 폐지하는 동시에 완제품 수입 담배에 대해 오는 2004년까지 단계적으로 40%의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 가격경쟁력 약화를 우려한 BAT가 현지 생산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BAT는 세계 담배시장의 15.4%를 점유하고 있는 세계 2위의 담배회사로 한국에는 지난 88년 진출했다. 현재 던힐 켄트 쿨 등의 담배를 판매하고 있으며 국내 시장점유율은 3.9%(6월 말 기준) 수준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