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불황일 때 기업들이 광고비부터 줄이는 것은 과연 옳은 전략일까. 한마디로 "노(No)"다. USA투데이지는 불황일수록 광고비를 늘리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한 기업들이 매출과 이익이 늘어나는 등 경영 성과가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코카콜라 질레트 IBM 등이 지난해 경기가 꺾인 이후 광고를 늘려 짭짤한 재미를 봤고 이에 따라 KFC와 JC페니백화점 등도 올 하반기 광고예산을 늘려잡고 있다는 것. 더치 드레이크 미국광고대행사협회 회장은 "불황때 광고를 하는 것은 경쟁기업을 누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 말한다. 코카콜라는 올해 전세계 광고예산을 3억5천만달러 늘렸다. 일부 투자자들은 광고비의 대폭 증대를 비난했지만 지난 2·4분기 북미지역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 증가했고 순이익은 22% 향상됐다. 회사측은 "우리는 지난 2차대전때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1위로 올라선 경험을 갖고 있다"며 "1위를 유지하기 위해선 어려운 시기에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면도날과 건전지 제조업체인 질레트는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광고비를 계속 줄여왔으나 올들어 새로 취임한 CEO 제임스 킬츠가 이를 바꿔 놓았다. 지난 2·4분기 광고지출을 20% 늘린 결과 새로 출시한 여성용 면도기의 시장 점유율이 45%로 올라섰다. 건전지는 광고를 다시 시작한 6월부터 시장점유율이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33.5%까지 치솟았다. 대형 식당체인인 레드 로브스터는 올해 광고비용을 5% 늘어난 1억6천만달러로 늘린 이후 상반기 전체 매출이 4% 증가했다. 켄 밀스 광고담당부사장은 "한 분야에서 1등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경기가 좋을 때는 물론 나쁠 때도 과감하게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올 상반기 광고비를 16% 늘린 하인츠는 케첩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지난해 55.9%에서 59.2%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처럼 광고비용 증가가 경영실적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나자 KFC는 지난주부터 2억달러 규모의 광고방송를 새로 시작했고 JC페니백화점은 하반기 광고예산을 1억달러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