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미국의 엑슨모빌사로부터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FPSO)를 약 8억달러(약 1조원)에 턴키방식으로 수주했다고 6일 발표했다. 이번 수주금액은 그동안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선박 및 해양설비를 통틀어 단일공사 기준으로는 최대 규모다. 심해유전에서 원유를 생산,저장하는 데 사용될 FPSO는 자체 중량이 8만1천여t,길이 2백85m,폭 63m,높이가 32m에 달한다. 2백20만배럴의 원유를 저장할 수 있는 하부 선체설비와 하루 25만배럴의 원유를 생산 및 정제하고,1백여명이 거주할 수 있는 상부설비로 구성된다. 오는 2004년 6월까지 앙골라의 키좀바 유전지역에 설치된 뒤 시운전을 거쳐 7월 엑슨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이번에 엑슨의 엄격한 사전심사를 거쳐 원청업체 자격을 얻은 후 본입찰에 참가해 B&R,ABB 등 다국적 기업들을 따돌리고 수주한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지금까진 이들 선발업체들의 입김이 드세 원청업체 자격으로 참가하지 못하고 하청형식으로만 설비를 수주해 오던 터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후속 공사 수주의 물꼬를 튼 셈이다. 게다가 설계,구매,제작,시운전까지 일괄적으로 수행하는 턴키방식으로 수주한 것이어서 향후 서아프리카와 브라질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인 같은 방식의 심해 유전개발설비 수주도 유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