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뉴스전문채널 케이블방송인 미국 CNN의 분위기가 침울하다. 감원 조치를 취한 '방송사의 선구자'란 불명예 딱지가 붙은 데다 새로운 경쟁채널의 급성장으로 시청률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8월10일자)에서 24시간 뉴스전문채널로 1980년에 설립된 CNN이 곤경에 처해 있다고 보도했다. CNN의 과거 명성이 퇴색하고 있는 것은 크게 두가지. 하나는 걸프전같은 국제적 '대형이벤트' 감소로 CNN 특유의 글로벌한 순발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졌다는 점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원인은 경쟁채널의 잇단 부상. 1996년 출범한 폭스뉴스와 MSNBC가 CNN 시청자를 급속히 빼앗아가고 있다. 지난 2·4분기(4∼6월)에 CNN 시청자수는 지난해 동기보다 2% 줄었지만 폭스뉴스와 MSNBC는 각각 62%,25% 늘어났다. 폭스뉴스와 MSNBC는 과감한 토크쇼,엔터테인먼트,화려한 가십성으로 꾸며지는 뉴스들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증시상황을 자동차경기 중계하듯 생생하게 전달하는 방송기법은 투자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CNN은 과거의 화려한 명성을 되찾기 위해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변신의 핵심은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줄이고 좀더 극적이고 활기찬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 이를 위해 CNN의 모그룹인 AOL타임워너는 지난 1월 CNN 전체 직원의 10% 정도인 4백명을 해고하고 경영진 쇄신도 단행했다.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머니라인'을 진행하다 경영진과 불화로 CNN을 떠났던 루 돕스도 불러들였다. '헤드라인뉴스'의 새 여성 앵커로 인기 여배우 앤드리어 톰슨을 채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