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기관의 예금이자가 갈수록 낮아지면서각종 기금운용 단체들이 은행 등에 맡겨 둔 자금의 이자수익도 덩달아 감소해 비상이 걸렸다. 일부 기관이나 단체는 금리가 높은 곳을 찾아 해외투자까지 나서고 있고 기금모금 캠페인을 벌이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지속된 경기침체로 재원보전 방안이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공공기금 수익보전 '비상' =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운용하는 국민연금의 경우지난 6월 현재 67조원의 적립금중 절반가량인 약 33조원이 금융부문에 투자돼 있어 저금리로 인한 투자수익이 갈수록 줄어드는 실정이다. 공단은 지난달 25일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고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해외에 투자하는 방안까지 마련하고 이를 시범운용하기로 했다. 공단 관계자는 "33조원중 27조원을 채권분야에 나머지를 은행권에 투자하고 있어 이자수입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며 "금리인하로 인한 이자손실을 해외투자 등 투자대상 확대로 풀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58억여원의 기금을 운용하고 있는 한국여성재단도 이자 수입이 연평균 3천만원정도였으나 금리가 갈수록 떨어져 이자수입이 줄어들자 기금을 확대하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여성재단은 기금보전을 위해 최근 '월급 0.1%, 유산 1% 기부운동'과 산부인과 병원들이 아기가 태어날 때마다 일정금액을 재단에 기부하는 '새생명 새희망 나눔운동' 등을 벌이고 있지만 내년도 사업계획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액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도 기부금 이자수입이 해마다 떨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99년의 경우 50억원이 모금돼 이중 3억여원의 이자수입이 발생, 각종 경비에 충당했으나 지난해에는 그보다 많은 60억원의 기부금으로 이자수입은 오히려 감소한 2억5천만원에 그쳤다. 더욱이 올해에는 7월 현재까지의 모금액 22억원중 이자수입은 8천만원에 그치고 있고 이 마저도 올해부터는 유니세프 본부 송금으로 바뀌어 위원회 운영이 더욱 힘든 상황이다. 내년부터 모금이 폐지되는 문예진흥원의 문예진흥기금도 그동안 이자수익으로 연평균 500억원을 문화예술계에 지원했으나 저금리 현상이 계속되면서 내년에는 250억원 정도만 지원할 수 밖에 없어 각종 지원사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장학재단 지원대상 축소 불가피 = 이같은 사정은 각종 장학기금을 운영하고 있는 대학들도 마찬가지다. 발전기금을 통해 1천300억원의 기금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대도 기금에서 지원되는 학술지원비, 장학금 등이 줄어들고 있다. 학술지원비는 지난 99년 기금총액의 9.5%가 지원됐으나 지난해에는 8.4%, 올해에는 8%를 지원하기로 하는 등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서울대 발전기금 관계자는 "매년 86억원이 지급되는 장학금도 현재까지는 축소계획이 없으나 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때에는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립대 학술연구재단도 4억9천만원의 장학기금을 조성, 이자수입 3천만원을 장학금으로 지급했으나 올해 금리가 다시 떨어지면서 이자수익이 2천400만원으로 줄어 수혜대상을 줄이거나 금액을 줄일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올해 장학기금의 8.2%인 1억5천만원을 장학금으로 지급한 한양대도 내년에는 6%대로 축소할 것을 검토하고 있고 외부 장학단체로부터 장학금을 받고 있는 일부 대학의 경우에는 장학금 지급 일시중단 통보까지 받은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대학들은 내부적으로 기금운용 수익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재테크 방안을 검토중이지만 대학특성상 수익성은 높지만 위험부담이 큰 펀드나 투신사 등에는 투자하지 못해 대책방안 마련에 여유가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기금운용단체와 관련된 정부 각 부처는 다각적인 지원대책을 강구중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저리의 금융지원외에는 뾰족한 대처방안이 없어 대책마련에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ynayu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