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환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 등의 경기 부진이 예상보다 장기화됨에 따라 당초 올 4.4분기중으로 기대됐던 국내 경제 회복시기가 지연될 것이란 우려를 제기했다. 또 최근 주택 전세값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생길 가능성을 경고했다. 전 총재는 28일 제주 호텔롯데에서 열린 한국표준협회 전략세미나에서 '현재의 경제상황과 정책대응'이란 주제의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세계적인 IT(정보기술)산업 위축과 이로 인한 세계경제 둔화로 수출과 설비투자가 줄어든 것이 경기부진을 몰고 왔다고 진단했다. 전 총재는 "설비투자 규모가 큰 업종이 대부분 수출산업이어서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회복 없이는 수출은 물론 설비투자의 본격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출 부진이 장기화되고 고용 전망이 악화될 경우 소비만으로 국내 경기를 지탱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우려했다. 전 총재는 다만 미국 경기가 4.4분기 이후 회복될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고 '기대 효과'가 커져 미국경기 회복시 큰 시차없이 국내 경기도 호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 총재는 이와 함께 부동산 가격상승과 대내외 여건변화로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추세가 흔들릴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상시 구조조정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노사간 신뢰구축 △사회안정 등을 통해 경영여건을 개선하고 대외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