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반도체 등 주요 업종이 고전을 면치 못한 가운데 홀로 순항했던 조선업종은 하반기에도 비교적 호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하반기들어 상반기보다 22.4%가량 수출 금액이 감소할 것이라는 정부 전망과 달리 넉넉한 수주 잔량과 각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 등을 고려할 때 하반기 조선업종은 침체된 증시를 견인할 수 있는 대표업종으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초 상반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체들은 2.4분기 역시 1.4분기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워크아웃 졸업 여부를 결정짓게 될 대우조선은 상반기 1천532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려 올해 목표 2천216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대우조선은 하반기에도 LNG선 등 고부가가치선과 해양플랜트 수주에 전력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도 올 상반기 작년보다 7% 가량 증가한 3조4천980억원의 매출을 올린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삼성중공업도 2.4분기에 1.4분기와 비슷한 규모의 실적을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 조선업체도 최근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면서 경쟁력을 정비하고 있다. 법정관리중인 대동조선은 지난 5월 모나코, 이탈리아 등에서 수주한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8척에 대해 최근 한국수출보험공사로부터 선수금 환급보증서를 발급 받아 수주를마무리지었다. 이 회사는 이로써 8천만달러의 선수금을 확보했으며 올해들어 모두 3억달러의수주실적을 올렸다. 조선업계는 하반기에도 노후 선박의 교체 수요가 이어지는데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안전에 대한 규제 강화로 선박 부품 및 대체선박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예측하고 있다. 또 유럽연합(EU)이 자국 조선업체에 대한 보조금 지급 문제로 회원국간 이견이분분한 가운데 한국 조선업계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9월 이후로 늦출 전망이이서 통상 마찰에 따른 부담도 다소 덜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통상 마찰을 고려해 경쟁국인 일본이 저가 수주를 자제하고 있어 전체 시장에서 선가 상승도 예상된다"며 "2년 전 수주한 물량이 반영되는하반기 매출의 경우 다소 감소할 전망이지만 시장 상황은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송재학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건조량 확대와 개별기업의 부실요인 해소로 올해 조선업계 전체 매출액은 작년보다 6.5% 가량 증가한 13조7천31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생산성도 8~9%가량 향상되는 등 영업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기자 gc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