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이 2년8개월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실물경제지표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수출부진의 골이 깊어지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은 뒤로 늦춰지고 있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생산은 반도체 수출부진에 따라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7% 감소하면서 둔화세가 넉달째 이어졌다. 생산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지난 98년 10월 -8.8%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며 지난 2월 8.8% 증가한 이래 둔화되는 양상이 뚜렷하다. 전달에 비해서도 1.9% 감소세를 보여 석달째 전월 대비 줄고 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16.1%가 감소해 산업생산을 깎아먹고 있으며 반도체를 제외한 생산은 2.3% 상승했다. 반도체가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달하며 반도체 생산이 감소한 것은 지난 96년 10월이후 처음이다. 반도체 등의 수출감소가 전달 수출출하를 101개월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세운 데 이어 6월에도 5.5%의 감소를 기록했다. 내수용의 경우 음향통신기기,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2.8% 증가, 견조한 증가세를 잇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적인 출하는 1.0% 감소해 지난 1월의 2.0%에 이어 다섯달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박화수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전 분야에 걸쳐 반도체의 영향이 크다"며 "수출, 설비투자의 부진 양상이 계속되는 반면 소비는 완만한 상승이나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재고는 반도체가 수출 부진에 따른 높은 증가율(110%)을 보였으나 휴대폰, 컴퓨터 등의 일부 업종이 감소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5.3%가 증가했으며 재고율은 전달(86.7%)보다 낮은 83.5%를 나타냈다. 제조업가동률은 생산 감소에 따라 전달에 비해 낮아진 74.2%를 가리켰다. 도소매판매는 탄탄한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실질 구매력의 약화를 반영해 전달의 4.8%보다 낮은 4.1% 증가에 그쳤다. 전반적인 투자부진 상황은 조금 호전됐다. 지난해 11월이후 8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져 2.9% 줄었으나 전달의 5.3%에 비해 감소폭이 축소됐다. 통신기기, 컴퓨터·사무용기기 등의 정보기술(IT)에 대한 투자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경기국면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7로 전달에 비해 0.4포인트가 감소했으며 향후 경기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0.9%로 전월차의 경우 지난 2월부터 유지해온 보합권에서 벗어나 0.7%포인트 상승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