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계좌를 통한 삼성카드의 은행 CD(현금지급기)공동망 이용을 둘러싼 하나은행과 은행권의 분쟁이 공정거래 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26일 "조흥 주택 등 은행권이 CD공동망을 통한 삼성카드의 현금서비스 중단을 요구한데 대해 삼성카드와 공동으로 대응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대응방안으로는 △CD공동망을 타업종에는 개방하면서 삼성카드에만 개방하지 않는 점을 불공정 행위로 간주,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의뢰하거나 △소비자단체 등에 은행권의 부당성을 호소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하나은행측은 특히 가상계좌 이용서비스 중단시 삼성카드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게 된다는 점을 들어 은행권의 요구가 소비자 이익을 저해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공동망 구축은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는데 그 목적이 있다"며 "은행권의 요구는 소비자들의 편익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 은행 관계자는 "엄청난 설비투자를 통해 구축한 CD공동망을 카드분야 경쟁업체에 개방할수 없다"며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또 "하나은행이 LG카드에도 제휴를 통해 공동망을 개방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참에 확실히 불가 방침을 못박겠다는 게 은행권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직접 개입은 미루면서도 삼성카드가 은행CD망을 이용하는 대신 CD기 설치 은행에 주는 수수료를 인상조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