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감산 결정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5일 OPEC가 9월부터 원유생산량을 하루 1백만배럴 줄이겠다고 발표한 직후 "원유가 인상은 이미 약세에 있는 미 경제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며 "OPEC의 유가인상 시도가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시는 또 "(원유)시장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만일 이번 감산이 원유가를 인상시키려는 시도라면 그것이 미국과 시장을 모두 침해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주지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이 OPEC에 대해 비난성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운동 당시 산유국들의 증산을 위해 OPEC와 공조 할 것을 약속했던 부시 대통령은 그동안 OPEC의 증·감산 등에 대해 매우 조심스런 입장을 취해 왔다. 전문가들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의 둔화세가 점차 뚜렷해지고 올초 기록적인 고유가가 경제 둔화에 한몫 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부시 대통령이 직접 OPEC의 감산 결정을 비난하고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OPEC는 국제적 원유수요 감소와 재고증가를 이유로 9월부터 하루 원유생산량을 1백만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OPEC는 이미 올들어 두차례에 걸쳐 하루 생산량을 모두 2백50만배럴 감축키로 결정한 바 있다. 국제유가는 OPEC의 감산 발표에도 불구,비교적 소폭 상승에 그쳤다. 이날 뉴욕시장에서 9월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54달러 오른 26.84달러에,런던시장에서 9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0.35달러 상승한 25.25달러에 마감됐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