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이 최근 수출 철강재 운송선에 대한 최저가낙찰제를 도입한 이후 국내 선사들 간의 출혈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25일 한국선주협회와 해운업계에 따르면 철강재 운송비용 절감, 운송품질 향상 등을 위해 포철이 이달초 도입한 최저가낙찰제로 인해 해상운임이 종전의 t당 14∼15달러에서 25∼50% 가량 하락한 t당 8∼9달러에 형성되는 등 운임덤핑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대부분 선사들이 일단 운송계약을 따낸 뒤 채산성을 이유로 중국 등 제3국의 값싼 노후선박을 빌려 철강재를 수송하고 있는 형편이어서 향후 국내 중소 해운업체의 경영난 악화는 물론 기준미달선 투입으로 인한 국가 이미지 훼손마저 우려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더욱이 일부 수출물량에 대한 입찰이 유찰되면서 철강제 적기수출에도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20일 현재 51회분 수출물량(23만8천t)에 대한 입찰 가운데 13회분(약 5만t)의 입찰이 유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선주협회는 최근 포철에 공문을 보내 최저가낙찰제의 유보를 공개 촉구했다. 선주협회는 공문에서 "최저가낙찰제로 인한 운임덤핑이 가속화되면서 포철 철강재를 운송하는 선사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면서 "지금처럼 턱없이 낮은 운임체계 하에서는 운송서비스가 부실화돼 결국 국가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포철 관계자는 "공정경쟁 차원에서 최저가낙찰제를 도입한 만큼 지금와서 섣불리 이 제도를 유보할 이유가 없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해상운임도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기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