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지문인식 벤처기업이 세계 최대의 지문인식 센서용 반도체칩 생산업체를 인수했다. 패스21(대표 김석구, www.pass21.co.kr)은 전 세계 지문인식 센서용 반도체칩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는 미국의 베리디콤(Veridicom)사를 인수했다고 24일 밝혔다. 패스21의 김석구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 베리디콤 본사에서 현지시각으로 23일오전 10시에 베리디콤사의 마이클 디 아모르 대표와 회사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패스21과 베리디콤은 8월말까지 두 회사의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법인을 미국에 설립하고, 새로 설립될 법인이 베리디콤의 자산과 인력을 흡수하며 패스21이새로운 법인의 지분 70%를 갖기로 했다. 이와 관련, 패스21측은 "베리디콤이 패스21의 기술과 결합함으로써 회사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M&A가 이뤄졌다"며 "따라서 베리디콤을 인수하는데 별다른 비용은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베리디콤은 지난 97년 미국의 통신장비 회사인 루슨트 테크놀로지에서 분사했으며 AT&T, 인텔, GE, 도이치뱅크 등 세계 굴지의 정보기술(IT) 및 금융기업들이 자본을 출자한 벤처기업이다. 베리디콤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대만, 이스라엘, 브라질, 터키 등 국가와 아프리카 지역에 영업망을 구축했으며 NEC, 후지쓰, 파나소닉, IBM, 에이서 등회사의 노트북에 지문인식 센서를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공급하는 계약을체결한 상태이다. 베리디콤은 지난 98년 컴팩,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주축이 돼 결성한 세계지문표준기구인 `바이오에이피아이'(www.bioapi.org)에 참여해 지문인식 기술 분야를 주도하고 있다. 패스21의 오수영 경영지원총괄 이사는 "베리디콤의 대규모 생산라인을 확보함으로써 안정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으며, 특히 베리디콤의 전 세계 영업망과지명도를 발판으로 패스21의 생체인증기술이 국제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됐다"고 강조했다. 패스21은 베리디콤의 칩 생산 기술을 활용해 광학식과 반도체 방식의 장점을 결합한 제 3세대 센서인 `블랙칩'을 개발, 내년 상반기중 출시할 예정이다. 패스21은 지문인식을 통한 생체인증 기술을 인터넷뱅킹 등 온라인 분야에 적용하고 있는 업체로, 한빛은행은 패스21의 기술을 채택한 생체인증 온라인 뱅킹 서비스를 다음달중 시작할 예정이다. 패스21은 또한 한빛은행과 함께 이러한 생체인증 시스템을 세계 금융권에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창욱기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