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환(全哲煥)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시중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콜 금리 인하에 따라 대출 금리도 인하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뜻을 표명하자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내리는 방안을 앞다퉈 검토중이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H은행은 당장 이달중 대출금리를 내리지는 않지만 상황을 봐가면서 내달중 금리인하 방안을 검토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는 은행 손익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관계부서 협의를 거쳐야 내릴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 "여유 자금이 풍부하고 자금 선순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내달중 인하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H은행도 가계대출 기준금리를 0.1% 가량 내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나 정확한 인하폭과 적용 시기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S은행도 일단 다른 은행들의 동향을 파악한 다음 내달중 대출금리 인하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주택은행의 경우 지난 19일부터 주택자금 대출금리를 연 9∼11%에서 9.5∼10.5%로 정하면서 상환기간이 길수록 금리가 높아지는 '기간가산금리'를 0.05∼0.5% 포인트 내렸다. 주택은행은 또 1년주기 '새론주택자금' 대출금리도 9.05∼10.90%에서 9.05∼10.3%로 하되 기간가산금리를 0.05∼0.60% 포인트 내렸다. 국민은행은 대출관련 기준금리를 내리기 보다는 지난 2일부터 모든 담보 대출을 3개월이나 6개월짜리 CD(양도성예금증서) 또는 1년짜리 금융채에 연동시키는 등 시장금리 연동대출을 확대했다. 외환은행의 경우 최근 실시한 가계.기업 대출 가운데 80%가 CD연동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만큼 실세금리 하락에 따라 실질적인 대출금리 인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이달초 단행된 콜금리 인하 효과는 적어도 3개월은 지나야 은행의 여.수신 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앞으로 콜 금리 추가 인하 등 움직임이 보이면 대출금리 인하 속도도 더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