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시장의 극심한 침체속에서 반도체 장비업계도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장비업계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의 수주물량 급감으로 올 상반기 특히 2.4분기에 매출과 이익이 급격히 감소했다. 반도체칩의 불량 여부를 체크하는 번인시스템(Burn-In System) 제조업체인 ㈜디아이는 올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27% 줄어든 220억원, 영업이익은 45%나 줄어든 18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 특히 2.4분기 매출이 70억원으로 1.4분기(150억원)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고 영업이익은 6억원 이상의 적자로 돌아섰다. 디아이 관계자는 "2.4분기 들어서는 삼성전자마저 반도체관련 투자가 대폭 줄어 수주물량을 거의 확보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칠러(Chiller, 자동온도조절장치)와 항온항습기(THC) 제조업체인 ㈜코삼은 지난해 상반기 122억원의 매출이 올 상반기에는 100억원 이하로 감소했고 경상이익 또한지난해 상반기보다 크게 줄었다. 미래산업은 올 상반기 매출 242억원, 영업손실 98억원으로 잠정집계돼지난해 상반기(매출 300억원, 영업이익 27억원)보다 경영실적이 상당히 악화됐다. 특히 1.4분기 172억원의 매출이 2.4분기에는 70억원으로 줄었으며 영업손실폭도1.4분기 33억원에서 2.4분기 65억원으로 커졌다. 이밖에 가스캐비넷을 생산하는 케이씨텍의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35%, 70% 줄어드는 등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실적이 대부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D램시장의 극심한 침체로 반도체업체들의 투자여력이 없어 반도체장비 발주물량도 대폭 줄었다"며 "하반기 D램가격이 회복돼 반도체장비 발주가 살아나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