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7개국과 러시아(G8) 정상회담을 앞두고 G8외무장관회담이 18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렸으나 중동사태와 발칸문제등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G8 외무회담과는 별도로 단독 외무장관 회담을 가졌으나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반대에는 변화가 없었다. G8 외무장관들은 19일 회담을 속개, 중동사태와 한반도 긴장완화 문제등에 대한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G8 외무장관들이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긴장완화 노력에 대한 지지를 거듭 선언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G8 외무장관들이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포용정책을 지지하고 북한에 대한 긍정적인 조치를 촉구하는 형태로 한반도 긴장완화노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8일 열린 회담에서 유럽 외무장관들은 중동의 폭력사태 방지를 위해 국제감시단을 파견할 것을 촉구했으나 미국은 감시단 파견에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지만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위베르 베드린 프랑스 외무장관은 회담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은 구상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면서도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감시단 파견이 모든 당사자들의 합의를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베드린 장관은 이스라엘이 감시단 파견에 동의하지 않지만 파월 국무장관이 이에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해 미국도 개방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국가들과 미국은 또 발칸지역의 마케도니아사태와 관련, 휴전중재노력을 지속할 것을 촉구했으나 러시아는 코소보 배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군이 무력충돌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오찬을 겸해 2시간 가량 열린 미-러 외무장관 회담에서 미사일방어체제문제가 집중 논의됐다.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국이 미사일방어체제 구축을 위해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을 폐기할 경우 세계의 전략적 안정을 파괴하고 새로운 무기경쟁을 촉발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바노프 장관은 또 대화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미사일방어체제의 규모등을 먼저 정확히 밝힐 것을 촉구했다. 파월 장관은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회담이 이뤄졌다고 소개한 뒤 미사일방어계획에 대해서는 러시아와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또 미사일방어계획이 가까운 장래에 명확한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미국은 ABM 협정 처리문제와 미국의 전략적 구상에 대해 판단을내릴 수 있는 자료들을 러시아에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이 미사일방어체제에 대한 러시아의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러시아에 경제적 지원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파월장관은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유인하기보다는 이 문제를 폭넓은 양국간의 문제로서 다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바노프 장관도 "주고 받는 문제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며 "모든 차원의 전략적 안정과 관련된 심각한 이슈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외무장관들은 19일에도 이같은 현안들과 함께 동남아시아 정정불안, 반세계화 단체를 포함한 민간단체와의 대화 필요성,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의 조기 발효, 유엔 개혁, 테러방지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한편 20-22일 G8 정상회담을 방해하기 위한 소요사태에 대비해 제노바 일원에 삼엄한 경비가 펼쳐지고 있는 것과 달리 외무장관 회담이 열리는 로마에서 시위는 벌어지지 않았다. (로마 AFP.AP.교도=연합뉴스) yc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