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년간 전성시대를 구가해온 64메가D램이 시장에서 급속히 퇴조하고 있다. 이날 감산발표의 핵심은 미국 유진공장에서 64메가 D램의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256메가 D램 라인으로 업그레이드한다는 것. 감산형식을 빌려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세대교체에 발빠르게 적응하겠다는 의도다. 이로써 하이닉스의 전체 64메가D램 생산량은 현재 연 1억4천만개의 50% 수준인 7천만개로 대폭 줄어들게 됐다. 64메가 D램의 주력인 64메가SD램의 생산량은 60% 줄어드는 효과를 보게된다. 전체 D램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40%에서 연말 30% 이하로 내려갈 것이란 게 하이닉스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작년부터 64메가 D램의 생산비중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기 시작했으며 올해초 20% 수준이던 64메가 D램의 생산비중을 올해말 한자릿수로 낮출 계획이다. 64메가 D램의 '실리콘 사이클(D램의 생명주기)'이 다하면서 128메가 D램과 256메가 D램으로 무게중심이 옮아가는 추세다. 이들 제품의 생산비중은 이미 삼성전자의 70%, 하이닉스의 60%를 차지하면서 64메가 D램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다만 업계의 최대관심은 128메가 D램의 수명이다. 우선 수익구조 측면에서 128메가 D램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256메가 SD램 위주로 생산구조가 재편되는 추세여서 내년 상반기중으로 128메가 D램이 단명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닉스가 미국 유진공장의 생산라인을 128메가D램이 아닌 256메가D램으로 교체하겠다고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국내 노조와의 문제 등도 있지만 차세대 주자가 256메가 D램이고 유진공장이 최신설비라는 점을 고려해 감산대상 공장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이닉스는 256메가 SD램의 생산비중을 현재 10%에서 올해말께 20% 수준까지 끌어 올린다는 복안을 세워놓고 있다. 박종섭 하이낙스반도체 사장은 19일 오전 10시께 기업설명회를 통해 이같은 256메가D램 생산확대 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역시 현 15% 수준에서 올해말까지 27∼28%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그러나 128메가D램의 전성시대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란 주장도 만만치 않다. 128메가 용량이 주로 쓰이는 DDR(Double Data Rate) SD램과 램버스 D램의 시장전망이 낙관적이어서 최소 2년간은 전성기를 구가할 것이란 얘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이닉스의 감산발표로 128메가D램의 시대가 본격 도래된 것"이라며 "올해 D램 공급물량이 64메가 D램 환산기준으로는 50억개에 달하지만 128메가D램으로 수요가 확대되면서 공급물량이 25억개로 줄어들어 감산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각 업체들도 128메가D램에 대한 시장전략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편이다. 하이닉스는 내년 1.4분기 펜티엄 IV에 쓰일 DDR SD램을 지원하는 칩셋을 미국 인텔사가 내놓기로 함에 따라 세계 DDR 시장의 50%를 점유한다는 목표를 정했으며 128메가D램의 생산비중도 50%를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도 128메가D램의 생산비중을 내년에도 40-50%로 유지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