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의 극심한 침체로 인해 국내 간판기업이자 세계 D램 1위 업체인 삼성전자도 D램부문에서는 제대로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4분기만 해도 반도체 부문에서 1조3백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체 영업이익(1조6천억원)의 64%가 반도체에서 나왔다. 하지만 2.4분기 총 영업이익은 6천억~8천억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가격하락 때문으로 3.4분기에는 실적이 더 악화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 반도체 수익성 얼마나 나빠졌나 =대신증권은 2.4분기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의 영업이익을 1.4분기의 5분의 1에 불과한 2천억원 정도로 추정했다. 부문별로는 비메모리 분야에서 3천5백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반면 D램과 LCD부문은 각각 8백50억원과 7백4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했다. 시스템LSI(비메모리) 부문에서는 여전히 흑자를 내고 있으나 D램을 중심으로 한 메모리분야가 적자로 돌아서 이를 상쇄하고 있다는 것. 서울대 정운찬 교수는 한발 더 나아가 13일 세계인재개발원 최고 경영자 모임에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이 6월부터 적자로 전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서울증권의 안성호 연구원은 "D램뿐만 아니라 S램과 플래시메모리 등의 가격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며 "3.4분기에는 D램에서 1천8백억원의 손실이 발생해 반도체 부문 전체적으로 1천억원대의 적자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각 증권사는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해 3분기를 최악으로 보고 4분기부터는 어느정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64,1백28메가 등 범용 D램 제품의 경우 가격 급락으로 적자전환됐지만 비메모리와 S램 플래시메모리 등에서 는 이익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20일 기업설명회(IR)에서 실적발표와 함께 이같은 사실을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 삼성전자의 수익성 제고 방안 =D램 비중은 줄이고 S램과 플래시 등 통신단말기용 제품 의존도는 높여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내부자료에 따르면 D램 비중은 지난해 73%에서 올해 67%로 줄일 계획이다. 대신 S램은 19%에서 23%,플래시는 5%에서 8%로 늘리기로 했다. D램의 경우 특히 주 수익원이던 EDO(Extended Data Output) 비중을 지난해보다 무려 20%포인트 줄인 16%로 잡고 있다. EDO는 서버나 워크스테이션에 주로 들어가는 초창기 D램 제품으로 64메가,1백28메가 D램과 같이 가격하락에 따른 피해를 가장 많이 보고 있다. 대신 세계시장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램버스 비중은 12%포인트 늘어난 28%로 대폭 높였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