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원금과 이자율을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에 연동시키는 '물가연동 국채'를 국내에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한은은 12일 '주요국의 물가연동국채 운용 경험 및 시사점' 자료에서 물가연동 국채가 정부로 하여금 적극적인 물가안정 정책을 유도하고 국채 차입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영국은 지난 1981년 높은 인플레 시기에 10년만기 물가연동 국채를 발행한 뒤 물가를 잡는데 성공, 정부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연평균 6.5% 절감됐다는 것이다. 한은은 미국 등 20여개국에서 도입된 물가연동 국채가 물가 변동에 따른 위험을 상쇄하고 채권의 실질 가치를 보장하는 금융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주장은 한은이 물가안정 목표를 정부와 분담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한은은 국내 도입 여건을 검토한 결과 기관투자가들의 장기 안전자산 선호경향 등 수요는 어느 정도 조성돼 있지만 발행여건은 아직 미흡하다고 밝혔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