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가 LG-EDS시스템이 자동차 사업에 새로 진출하기 위해 자사 연구소의 핵심 전문인력을 빼내가고 있다며 법원에 영업비밀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냈다. 그러나 LG-EDS측은 일상적인 경력자 고용 차원일 뿐 "'인력 빼내가기'는 어불성설"이라고 맞서고 있다. 대우차 관계자는 "LG-EDS가 자동차 사업과 무관한 정보기술 관련 기업임에도 부평본사 근처에 사무실까지 두고 제품기획.차체.의장.전자.섀시 등 자동차 개발에 필요한 전분야에 걸쳐 18명의 핵심 전문인력을 데려갔으며 지금도 일부 인력을 접촉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그는 "다른 일부 기업도 대우차가 법정관리하에 있는 점을 이용해 직원들을 빼내가 업무 차질을 심각하게 초래하고 있는 것은 물론 그동안 축적된 정보와 기술 노하우가 무방비로 유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차는 이에 따라 최근 부정경쟁방지법에 의거, 이종대 법정관리인 명의로 대우차를 그만둔 뒤 LG-EDS에 취업한 14명에 대해 자동차 관련 설계업무 등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LG-EDS에 대해서도 대우차 전문인력의 모집.권유.유인을 중단하도록 요구하는 영업비밀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인천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신청서 등에 따르면 LG-EDS가 대우차 직원을 중심으로 자동차 개발 전문인력 확보에 나선 것은 자동차 개발 사업을 신규사업으로 삼고 말레이시아의 한 자동차회사와 마티즈급 경차 개발을 추진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기 때문이라는 것. 대우차는 이 회사가 마티즈의 경쟁력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김우중 전 회장 시절부터 관련 기술 제휴를 요청했으나 부메랑 효과를 우려, 거절해왔다고 설명했다. 대우차 관계자는 "LG-EDS가 외국 자동차 메이커와 제휴, 대우차 차종 가운데 시장경쟁력이 가장 높은 마티즈 개발기술을 해외에 유출시키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며 "연구개발력 약화로 각종 차량 개발이 지연돼 제너럴모터스(GM)와의매각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국내 한 자동차 회사도 지난달 10여명의 전자 분야 전문인력을 스카우트하려다 대우차가 업무마비를 우려,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해 3-4명을 데려가는데 그쳤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LG-EDS측은 "대우차 출신 임원 등 10여명을 고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면접 등 경쟁을 거쳐 공정하게 모집했다"며 "핵심 인력을 '찍어' 스카우트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LG-EDS 관계자는 "MOU를 체결한 말레이시아 업체는 국영기업으로 자동차 뿐 아니라 여러 업종에 걸쳐 사업을 하고 있으며 MOU 체결 분야도 당연히 자동차 뿐 아니라 e-비즈니스, SCM(물류공급관리), PDM(생산정보관리) 등 종합적인 정보기술(IT)에 관한 컨설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우차가 다른 업체에 해고자 등을 뽑아달라고 호소하고 다니고 있고 이들을 채용했는데 이제 와서 인력 빼내가기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keykey@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