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발표된 '자금시장 및 설비투자 대책'에서는 서울보증보험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과 벤처프라이머리CBO 발행 규모 확대가 가장 눈에 띈다. 서울보증보험에 5조∼6조원이 투입되면 투자신탁회사들은 그동안 연체됐던 대우채권 대지급금 4조원 가량을 받을 수 있게돼 유동성이 좋아진다. 이 중 상당 금액은 주식과 채권 매수에 쓰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증권시장엔 분명 호재다. 벤처 프라이머리CBO의 발행규모를 두배 정도로 늘린 것은 자금난에 시달리는 벤처기업들에 '가뭄 속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서울보증보험 출자 개시 =지난해 12월 2차 공적자금 조성 당시부터 서울보증보험은 언제나 '최우선 투입대상'이었다. 정부 스스로도 서울보증보험 정상화가 증시안정을 위해 시급하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재정경제부가 예금자보호법 시행령을 제때 개정하지 못해 서울보증보험에 공적자금을 투입할 법적근거를 잃어버리는 '실수'를 저지르면서 몇개월을 허비했고 이후엔 서울보증보험과 투신사들이 대지급금 지급방법을 놓고 마찰을 빚으면서 7개월째 늦춰져 왔다. 해묵은 과제였던 서울보증보험 정상화가 13일부터 실마리를 찾을 것이라는게 정부측 설명. 13일 1조원을 시작으로 모두 5조6천억원을 하반기중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보증보험에 투입되는 자금의 75% 정도는 투신사 대지급자금으로 쓰이기 때문에 하반기중 투신권에는 4조원가량의 자금이 흘러들어갈 전망이다. ◇ 중소.벤처기업 자금난 대책 =벤처프라이머리CBO의 올해 발행규모를 당초 계획했던 1조6천억원의 두배 수준인 2조∼3조원으로 확대키로 했다. 이제까지 프라이머리 CBO는 7천억원어치 발행됐다. 수백개 중소기업을 한데 모아 외화표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발행규모는 3억달러.제조업을 영위하는 수출중소기업이 참여할 수 있으며 발행만기는 3∼5년, 금리는 리보금리(런던은행간 금리)로 예상하고 있다. ◇ 설비자금 지원 =산업은행을 통해 특별설비자금 1조원을 장기저리로 빌려주기로 했다. 현재 산은의 설비자금 대출금리는 연 9% 수준이고 대출기간은 5년정도다. 이번 특별설비자금은 금리가 7∼8%로 낮고 대출기간은 8년이다. 정부는 또 중소기업이 시설자금을 대출받을 때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이 보증해 주는 비율을 현행 '대출액의 70∼85%'에서 90%로 높여 주기로 했다. 이 조치는 올해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