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비수익 사업부의 분사 매각 통폐합 등을 통해 현재 인력의 10%를 줄이는 고강도 사업 및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삼성 외에 현대건설 하이닉스반도체 화섬업체 등도 인원을 대폭 축소키로 하는 등 재계에 감원바람이 불고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구조조정본부는 지난달 각 계열사별로 중장기 사업전략 및 이에 따른 인력구조조정 방안을 마련,실시토록 했다. 이는 이건희 회장이 최근 삼성의 구조조정은 지금부터며 양적 구조조정보다는 질적 구조조정을 강조한 이후 각 사별로 사업성 재검토 작업에 들어간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 회장은 특히 현재의 인력과 자산규모에 비춰 매출이 현재보다 50%는 늘어야 하며 그렇지 못한 경우 대규모 인원 조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고 그룹 관계자는 전했다. 삼성은 이에 따라 계열사별로 지난해부터 구조조정본부 주도하에 실시해온 경영진단 결과와 수익성 부가가치 미래성장 등의 평가 지침에 따라 이익을 내지 못하거나 미래 경쟁력이 불확실한 사업을 우선 정리키로 했다. 일부 계열사는 입사한 지 20년 이상된 고참 부장급 직원을 대상으로 퇴직신청을 받아 인력 운용의 탄력성과 생산성을 높인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주력기업인 삼성전자는 수익성이 낮은 사업부를 분사 또는 통폐합 방식으로 정리,연말까지 4만3천명의 인력 중 4천여명을 줄이기로 했다. 생활가전 사업부의 경우 8월 말 시한으로 전략기획실 산하에 '가전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팀'이 구성돼 생산기술 및 제조,영업 등 전 분야에 대한 평가작업이 진행 중이다. 삼성전기는 셋톱박스 등 13개 사업부에 대한 분사 및 매각 방침에 따라 1만2천명 중 3천명을 줄이기로 했다. 삼성SDI도 CRT(브라운관)공장의 중국 이전과 중간관리자에 대한 명예퇴직 유도 등을 통해 4백명을 감원키로 했다. 삼성물산은 내년에 예정된 본사의 분당이전에 맞춰 경영지원 분야의 통합을 통해 자연스러운 감원을 유도하기로 했으며 삼성중공업은 주택사업부문의 분사를 검토 중이다. 금융계열사의 경우 삼성생명이 상반기 명예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매킨지의 경영컨설팅 결과가 나오는 대로 현재의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피라미드형으로 개편할 방침이다. 올해 7천명의 신입사원을 뽑은 삼성은 나머지 계열사도 자연감소 인력의 재충원을 실시하지 않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인력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삼성측은 이와 관련,경기회복 전망이 불확실한 만큼 한계사업 철수와 핵심사업 역량집중 등을 통해 체질을 강화,장기적인 생존전략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중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삼성의 이번 구조조정은 다른 대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미 하이닉스반도체는 통신과 액정표시장치(LCD)사업 분사를 통해 4천여명의 감원을 단행했으며 현대건설과 현대상선도 각각 명예퇴직 형식을 빌려 인원 정리에 들어갔다. 다른 국내기업들도 신규투자 동결 및 축소 등과 함께 감원 감산을 실시,상시적인 구조조정 체제에 돌입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