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자금 조달 수단으로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발행에 크게 의존, 자금의 단기부동화가 심화되고 부채가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기업부문 금융부채가 지난 3월말 현재 6백40조2천억원으로 급증한 것을 비롯 정부.개인.기업을 모두 합친 비금융부문 부채는 사상 처음으로 1천조원을 돌파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1년 1.4분기 자금순환동향(잠정)'에 따르면 이 기간중 기업부문 자금조달액은 전분기(3조원)보다 6배가량 늘어난 18조4천억원에 달했다. 프라이머리CBO(발행시장담보부증권),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등의 덕택으로 직접 금융시장에서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 겉으로만 개선된 자금시장 =주식발행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액은 전분기(5조4천8백90억원)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2조1백80억원에 불과했다. 대신 회사채 발행 물량이 4조1천2백90억원 순상환에서 7조4천4백40억원 순조달로, CP는 2조4천9백40억원 순상환에서 6조1천5백60억원 순조달로 전환됐다. 통상 경기침체시에 직접금융 시장이 위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인실 한국경제연구원 금융재정연구센터장은 "정부의 인위적인 자금시장 안정대책이 일시적으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라며 "절대 자금시장이 선순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비은행금융기관으로 돈 몰려 =소규모 영세기업을 포함한 개인의 소비지출이 줄어들면서 자금잉여(저축-투자) 규모는 14조원에 달해 전분기(7조6천억원)보다 확대됐다. 개인부문 금융자산 운용규모는 전분기(14조9천억원)보다 6조원 늘어난 20조9천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은행 수신금리 인하에 따라 은행 저축성예금 증가세는 둔화한 반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투신사 수익증권, 금전신탁 등 비은행금융기관의 금융상품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따라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금액은 전분기 2조3천억원 감소에서 7조1천억원 증가로 전환되는 등 비은행금융기관들의 자금중개 기능이 다소 회복됐다. ◇ 부채는 1천조원 돌파 =비금융부문 부채가 1천27조9천억원에 달해 작년말(9백95조4천억원)에 비해 3.3% 늘었다. 기업 금융부채는 3.4%, 개인 및 정부부문 부채는 각각 3.0%, 3.3% 증가했다. 비금융부문 부채의 명목GNI(국민총소득)에 대한 비율도 1.97로 전분기(1.93)보다 올랐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