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20일 우리나라는 IMF사태 이후 3년6개월이 지났으나 아직까지 경제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구조조정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면 장기불황 등의 상태로 빠져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소는 기업.금융부실을 조기에 처리해 시한폭탄의 뇌관을 제거해야 하며 필요하면 공적자금을 추가로 조성한 뒤 투명한 절차, 적당한 손실부담 등의 원칙하에 과단성있게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날 `일류국으로 가는길'(류상영 수석연구원)이라는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연구소는 외환보유고 확충, 구조개혁 진전에도 불구하고 기업.금융 부문은 여전히 취약하며 특히 130조원 이상의 공적자금을 투입했지만 기업.금융부실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작년말 기준 제조기업의 차입금 의존도는 42.8%로 미국 27.8%, 일본 33.1%보다 훨씬 높으며 은행의 무수익여신비율은 6.6%로 미국 1.16%, 일본의 1.3%를 크게 웃돌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신용등급은 99년말이후 더이상 올라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내수침체 속에서 수출마저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지난 2년간 2%대에서 안정됐던 물가상승률이 경기침체에서도 2배이상 높아져 경기부양책을 쓰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우리경제는 계속 정체상태를 보이다 자칫 장기침체에 빠질 우려가 있으며 더욱이 올해초 2단계 외환자유화로 자본시장도 개방된 상태여서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2002년 선거정국을 맞아 결단을 늦추면 기업활동은 위축되고 국민은 고통분담을 기피해 갈등이 증폭될 것이라고 밝혔다. 류 연구원은 "99년 하반기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는 듯 했으나 구조조정의 고삐를 늦춘 결과 작년말부터 경제가 다시 불안해지고 있다"면서 "다시 외환위기를 맞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지만 10년간의 장기불황에 빠진 `일본의 길'을 가는 위기에 빠져들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연구소는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브스가 최근 정한 `기업하기 좋은 나라'25개국을 대상으로 1인당 국민소득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국가경쟁력을 결합해 평가한 결과 현재의 일류국은 미국.핀란드.스웨덴.독일.아일랜드.네덜란드.일본.싱가포르.영국,홍콩 등의 순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성장률, 인적자원, 과학기술 등을 종합해 발전 가능성 순위를 분석했더니 미국.싱가포르.핀란드.아일랜드.네덜란드.스웨덴.호주.홍콩.영국.독일 등의 순이었다. 한국은 현재 일류국순위 18위지만 발전가능성은 14위이며 중국은 각각 23위, 19위, 일본은 각각 7위, 15위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