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포드 웨일(시티그룹) 1억5천만달러(한화 약 2천억원), 잭 웰치(GE) 1억2천5백만달러(1천6백억원)…. 지난해 미국의 업종별 최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연봉이다. 이들 한 사람의 1년 보수는 웬만한 중견기업 연간매출과 맞먹는다. 미국의 격주간 경영전문지 포천은 최신호(7월2일자)에서 CEO들의 최고연봉 경쟁을 소개했다. ◇ 누가 가장 많이 벌었나 =지난해 최고 연봉자는 단연 애플컴퓨터의 스티브 잡스. 무려 8억7천2백만달러(1조1천2백억원)를 챙겼다. 스톡옵션 덕이다. 지난 5년동안 매년 최고 대우를 받은 CEO들의 연봉 합계는 14억달러로 평균 2억7천4백만달러다. 특히 업종별 최대기업 CEO의 보수 수준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세계 최대 금융지주회사인 시티그룹은 지난해 CEO에게 1억5천만달러를 안겨줬다. 1990년의 1백25배다. GE의 CEO 연봉도 지난 10년동안 25배로 늘어났다. 반면 1990년부터 2000년까지 10년간 중산층 가정의 연평균소득은 3만달러에서 4만3천달러로 겨우 43% 늘었을 뿐이다. ◇ 고액연봉은 '강도짓' =포천은 업계의 이같은 최고액 연봉경쟁이 '강도짓(robbery)'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CEO들이 협상상대가 없는 일방적인 노사협상을 통해 연봉을 제멋대로 올리고 있는 것은 종업원들의 피땀을 훔친 강도행위라는 것. 이 잡지는 천문학적 액수의 연봉경쟁이 촉발된 이유로 △CEO가 자사주를 보유하지 않으면 주가방어에 소극적일 것이란 주주들의 통념 △연봉이 일반에 공개되면서 '보수=명예'란 등식이 성립된 사회문화 등을 들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