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거의 확실한 것으로 인식됐던 미국 보잉의 한국에 대한 첨단 F-15 전투기 판매 전망이 외교적 역학 관계에 따라 불투명해졌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과 미국간의 남북문제와 관련된 외교적 긴장과 프랑스 다소 등의 입찰 참여가 보잉의 승리를 불투명하게 만든 중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까지만 해도 미국의 방위산업 관계자들은 F-15기 40대의 대한판매가 매듭지어진 것이나 다름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한국은 경쟁입찰계획을 발표하면서 'F-15기 급(級)' 전투기를 사겠다는 뜻을 밝혔고 특히 F-15기는 전투에서 백전백승했으며 한국군과 미국간의 긴밀한 관계가 그러한 인식을 가능케 했다. 그러나 보잉의 공격적인 판매전략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미국간 외교관계가 긴장되면서 보잉의 노력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최근 북한과의 대화재개를 결정했지만 김대중 대통령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북한과의 화해분위기 조성에 대해서는 미지근한 지지만 보내고 있을 뿐이며 한국은 부시 대통령의 미사일방어계획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이 와중에 보잉의 대한 전투기 판매는 희생양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당초 다음달로 잡혀있던 전투기 구입선 확정일정을 오는 10월로 연기했으며 상황에 따라 일정이 뒤로 더 밀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프랑스의 다소는 자사의 라팔 전투기를 한국에 팔기 위해 지난달 서울에 기술센터를 세우는 등 적극적인 홍보전략을 펴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