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사원 한명없이 이익을 내는 회사가 있다. 서울 강남 도곡동에 있는 케이알라인(대표 임영식 www.krline.net).99년 8월 설립돼 중소 벤처기업에 초고속인터넷 전용선 서비스(ISP)를 제공하고 있는 이 회사는 오로지 흑자를 내는데 모든 경영의 초점을 두고 있다. 작년중 80여개에 이르는 ISP업체중 거의 모든 회사가 적지를 면치 못했지만 이 회사는 4천만원의 이익을 냈다. 작년 4월 첫 서비스를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그것도 이익관리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규모를 크게 줄인 것이다. 올들어서도 흑자기조는 계속되고 있다. 매출의 20%~30%는 이익으로 챙기고 있다. 올해의 경우 매출 1백억원에 이익은 20억원 이상될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하고 있다. 이익을 내는 이유에 대해 임 사장은 무영업과 선불제 도입으로 설명한다. 같은 업계내 유사한 규모를 갖춘 회사의 경우 50~70여명의 영업사원을 두고 있지만 케이알라인은 절대 영업조직을 만들지 않는다. 그는 "ISP업체의 경우 영업사원을 두면 망하게 돼있다"고 잘라 말한다. 영업사원이 있으면 이들에게 매출의 8%~10% 가량을 비용으로 지출하게 돼 수익구조가 악화된다는 것. 대신 이 회사는 고객들이 먼저 찾아오는 "인바운드"영업만을 고수한다. 고객들을 유인하는 당근은 저가정책. 이 회사의 서비스가격은 다른 회사의 절반 수준이다. PC방이나 대기업이 아닌 중소 벤처기업만을 대상으로 해 고객과 장비가 균질화돼 있는데다 요금 선불제를 채택하고 있는 것 등으로 인해 이같은 가격할인이 가능하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영업을 하지 않아도 "싸다"는 소문이 인터넷을 통해 구전으로 알려지면서 영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지금은 8백여개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연말께 3천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이 회사가 흑자만을 지상과제로 삼고 있는 것은 임 사장의 사업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ISP사업을 하기 전 무역업을 하다 지난 96년 부도를 내기도 했었다. 임 사장은 "인사관리를 잘못해 흑자부도를 낸 이후 3년반 동안 낭인 생활을 하면서 절대 망하지 않는 사업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며 "2백가지 경우의 수를 따져가며 검토했던 사업 방식대로 해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과거에는 혼자서만 돈벌려고 했는데 부도이후 윈-윈(상생)개념으로 생각이 바뀌었다"며 "이것이 사업을 확장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저가정책은 시장질서의 파괴가 아니라 상생을 위한 것이라는게 그의 주장.그는 앞으로 고객인 벤처기업들을 한데 묶는 공동구매 시장을 형성,서로가 혜택을 볼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02)3461-3282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