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은 15조달러에 달하는 미국 기관투자가들의 단기자금 위험성이 상존하는데다 감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홍콩달러를 미 달러에연계시키는 페그 시스템 유지가 불가피하다고 앤서니 렁(梁錦松) 재정사장(재무장관격)이 4일 밝혔다. 렁 재정사장은 이날 입법회 재경사무위원회 출석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페그시스템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페그제 유지는 막대한 규모의 단기자본 이동으로 홍콩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는 것을 막는다는 단순한 이유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미국 기관투자 자금이 전세계 자금의 절반 가량인 15조달러에 달한다고 지적, 이 자금 중 극히 일부라도 홍콩 외환시장에 들어와 통화 거래를 시작한다면 홍콩 금융시장은 커다란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홍콩이 아직도 단기자본의 이동 상황 및 움직임을 감시,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점도 섣불리 페그 시스템을 포기하지 못하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홍콩의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잦은 금리 변동외에 금융위기를 겪은 아시아 통화들의 대폭 절하, 위앤화 환율 변동폭 확대 전망 등에도 불구, 홍콩달러가 강세 기조의 미 달러화에 연계돼 '과대 평가'됐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들은 이런 점을 들어 페그 시스템 붕괴 가능성을 제기해왔으나 홍콩 금융통화국 및 재정사 관계자들은 수 차례 페그제 사수 의지 및 자신감을 강력 천명해왔다. 금융통화국은 홍콩이 지난 83년 홍콩달러를 미 달러당 7.8에 묶어둔 후 18년 동안 환율을 유지해왔다. (홍콩=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duckhwa@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