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들어 수출 급감세는 다소 진정되는 양상이지만 설비투자용 자본재 수입은 6개월째 감소세, 특히 최근 두달동안 20%대의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축소 균형의 악순환"은 물론 장기적인 성장잠재력 약화도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항이다. ◇ 수출경기 바닥쳤나 =산업자원부는 전체 수출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 반도체와 컴퓨터 수출 감소세가 멈췄다는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 1월 18억달러였으나 2월 15억6천만달러, 3월 15억3천만달러, 4월 12억8천만달러로 줄곧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5월 수출액이 4월과 같은 12억8천만달러로 나타나면서 반도체 수출이 바닥을 쳤다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특히 1백28메가DM 가격이 개당 3달러 아래로 추락한 가운데 나온 수출 실적이라는 점을 산자부는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다 선박(84%) 휴대폰(20%) 유류제품(36%) 일반기계(15%) 자동차(4%) 등의 수출이 5월들어 증가세로 돌아선 데다 철강 석유화학 섬유류 등 주력 수출품도 최악의 부진 상황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자부는 Y2K(컴퓨터 2000년 인식 오류) 문제 등으로 지난 98∼99년중 대거 팔려 나갔던 컴퓨터가 올 4.4분기부터 대규모 교체시기를 맞는다는 점에서 IT(정보기술)제품 수출은 어느 정도 부진에서 헤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칠두 산자부 무역투자실장은 "수출물량이 증가세에 있어 조심스럽지만 하반기 이후 회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 수입 감소가 더 큰 문제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설비투자용 자본재 수입이 23% 줄어 4월(-25.6%)에 이어 두달째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5월 감소율이 4월에 비해 폭이 다소 줄어든 것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기 때문으로 산자부는 분석했다. 지난 2월과 3월에도 자본재 수입은 각각 0.5%와 17.6% 줄었다. 품목별로 반도체 제조장비류(-67.5%) 섬유기계(-59.1%) 제지인쇄기계(-54.6%) 광학기기(-24.5%) 유선통신기기(-46.1%) 중대형 컴퓨터(-62.8%) 등이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제조업 체감경기는 여전히 썰렁하다는 얘기다. 반면 소비재 수입은 승용차(1백46.8%) 가구류(18.9%) 의류(25.7%)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기업들의 설비 투자는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째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며 "자본재 수입감소는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게 된다"고 우려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