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둘라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탄핵 청문회가 8월1일로 결정됐다.

이에 맞서 와히드 대통령은 의회해산 움직임을 보이는등 인도네시아는 ''탄핵정국''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있다.

와히드 대통령은 31일 지지자들과 만나 "이번주중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혀 비상사태 선포를 통한 의회해산을 시사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그러나 군부에서는 와히드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즉각 경고하고 나서는등 비상사태 선포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작다.

하지만 탄핵절차가 마무리되기까지는 권력공백속에서 와히드와 퇴진세력간 불안한 힘 겨루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와히드 탄핵에 대한 기대감으로 5일 연속 상승하던 주가는 31일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자카르타주가지수는 전날보다 0.8% 하락한 405.863을 기록했다.

달러에 대한 루피아화 가치도 2.31% 떨어진 1만1천1백25루피아에 거래를 마감했다.

◇불안한 경제=정치불안이 계속되는 한 경제악화는 불가피하다.

지난해 4·4분기 5.2%를 기록했던 인도네시아 경제성장률은 올 1·4분기 들어 4.01%로 떨어졌다.

돈줄을 쥐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관계 악화도 경제에 큰 부담.

IMF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합리적인 예산안을 내놓기 전까지는 지출을 승인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도이체방크 홍콩지점의 닉 브룩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예산통과와 IMF와의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경제악화 행진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점쳤다.

◇누가 승계해도 어려운 경제개혁=메가와티 부통령이 권력을 승계할 경우 금융시장은 일단 ''안도의 랠리(relief rally)''를 보일 전망이다.

그러나 상승무드는 단명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싱가포르의 DBS은행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메가와티가 승계하더라도 불안한 정권이양기를 겪게 될 것"이라며 "따라서 비효율적인 정부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경제개혁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이 보고서는 "인플레이션율은 9∼10%의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경제성장률도 평균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와히드의 유임.

이렇게 되면 안도의 랠리조차 없는 최악의 투자 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다.

DBS은행 보고서는 △혼미한 정권교체기 △거시경제적 불균형 고조 △경제개혁 후퇴 등을 들어 인도네시아 자산에 대해 ''부정적''입장을 견지했다.

이 보고서는 특히 "정치 불안이 장기화되면 ''재난''이 닥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