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견고한 상승세를 타는 듯 했던 실물경제 지표들이 4월들어 주춤해졌다.

생산과 출하 증가율이 둔화된 가운데 설비투자의 감소폭마저 확대된 점이 예사롭지 않다.

그러나 전후방효과가 큰 산업인 자동차가 생산 출하와 판매 투자 등에서 모두 호조를 보였고 건설수주도 4개월만에 마이너스에서 벗어난 점은 청신호라고 할 수 있다.

아직은 경기의 본격 회복 여부를 점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 문제는 반도체 =4월 산업활동동향 자료를 보면 생산.출하 증가율은 낮아지고 재고증가율은 높아졌으며 제조업평균가동률은 떨어졌다.

이같은 지표 악화의 가장 큰 요인은 반도체부문의 부진으로 집약된다.

현재 통계청의 산업생산 지수중 반도체 부문 생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5∼30%나 된다.

출하 재고 등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실물지표에 이처럼 큰 영향을 미치는 반도체 부문에 4월들어 큰 폭의 변화가 일어났다.

4월 반도체 생산 증가율은 10.2%로 지난 1월 26.4%, 2월 32.1%, 3월 27.0%의 절반 이하으로 떨어졌다.

산업 전체의 생산증가율이 전달 6.4%에서 5.7%로 떨어진 데는 반도체의 영향이 절대적이라는게 통계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의 생산증가율은 4.2%로 전달의 0.8%에 비해 급격히 높아졌다.

증가율이 4.1%에서 4.0%로 낮아진 출하도 반도체출하 증가율이 지난 1월 19.5%, 2월 16.5%, 3월 18.0%보다 훨씬 낮은 5.0%에 그친 탓으로 분석된다.

재고에서도 반도체는 98.5%의 증가율을 기록, 지난 1월의의 80.9%에 비해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 내수는 호전 =반도체 부진에 따라 수출은 급감하고 있지만 내수경기는 회복세가 완연하다.

수출출하증가율은 4월 4.5%로 전달의 12.3%에 비해 급감한 반면 내수출하 증가율은 마이너스 1.8%에서 3.6%로 높아졌다.

내수경기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내수용소비재출하 증가율 역시 마이너스 8.3%에서 마이너스 1.2%로 낙폭을 줄였고 도.소매판매 증가율도 3.6%에서 3.9%로 높아졌다.

결국 경기회복 여부와 시기 등은 반도체 산업의 운명, 수출영향력이 큰 미국.일본 등 주요국의 경기 상황 등에 의해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