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디 슐레이츠 제너럴모터스(GM)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장을 대표로 하는 GM협상단이 28일 입국했다.

이들은 대우자동차 인수를 위해 29일부터 채권단 관계자들과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간다.

공식제안서는 30일께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자동차도 29일 협상 시작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채권단과 GM은 그동안 물밑협상을 통해 실무적인 부분에서 상당한 의견 접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르면 6월 중순께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이 가능할 것으로 대우차측은 보고 있다.

◇협상의 쟁점=최대 변수는 역시 부평공장이다.

채권단은 부평공장이 경제적 요소만 고려할 수 없는 정치적 이슈가 됐다는 점에서 인수를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싼 값에라도 GM이 가져가면 고용 및 부품업체가 유지될 수 있다.

낙관적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GM도 이왕이면 환영받고 한국시장에 진출하길 원하기 때문에 낮은 가격이라면 받아들이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GM측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장이라는 점에서 인수를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노조문제.GM은 그동안 한국의 노사분규에 대해 상당히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다.

따라서 GM이 소문대로 몇 년간 무분규 선언 등을 요구할 경우 협상에 상당한 차질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대금 정산 조건도 만만치 않은 현안이다.

이미 대우차 가격을 높게 받지 못할 상황이라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어 가격보다는 상환조건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르노가 삼성을 인수할 때와 같이 영업이익이 발생하면 갚는 방식을 요구할 경우 채권단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이다.

손실을 무릅쓰고 GM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채권단은 가능한 한 신규법인의 지분을 많이 확보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전망=일단 문제는 한국 정부의 정치적 판단에 달렸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고용과 대우차 협력업체를 유지시키는 게 당장 인수대금을 조금 더 받는 것보다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GM도 이 점을 알기 때문에 가격을 후려칠 게 뻔하다.

특히 부평공장을 제외하겠다고 나오면 정부와 채권단은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대우차 관계자는 "이미 서로를 알 만큼 알고 있기 때문에 인수제안서 내용과 초기 협상단계에서 이번 딜의 성사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차측은 부평공장 인수 등 주요 쟁점에 대한 의견 접근이 이뤄져 다음달 중순께 MOU를 체결하고 정밀실사를 거쳐 8월 말에는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