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에도 코치가 필요하다''

미국 대기업에서 ''경영코치'' 채용이 붐이다.

운동선수들을 슬럼프에서 꺼내주고 우승을 쟁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원래 코치의 역할.

경영코치는 경영자들이 실적악화라는 악몽을 이겨내고 냉정한 경영판단을 유지, 실적목표를 달성하도록 지도하는 것.

한마디로 리더십 트레이너다.

인력컨설팅업체인 헤이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메릴린치 JP모건체이스 휴렛패커드 IBM 모토로라 등 포천 5백대 기업중 25∼40%의 기업들이 이 제도를 시행중이다.

국제코치연맹의 추산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활동중인 경영코치의 숫자만도 약 1만5천명에 달한다.

메릴린치에서는 50여명의 딜러들이 경영코치인 돈 그린의 컨설팅을 받는다.

특수부대 출신인 그린은 그동안 그랑프리 출전 자동차 레이서,올림픽 참가 다이빙 선수 등을 관리해 온 베테랑 코치.

그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메릴린치 딜러들이 투자 실패의 후유증과 매일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정확한 투자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생활용품 업체인 유니레버는 30명의 경영코치를 유럽 아시아 남미 등 각 지사에 파견, 2백50명의 매니저들을 트레이닝시키고 있다.

IBM도 톱 경영자 3백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30명의 조직심리학자를 코치로 채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모토로라는 유망한 중간관리자들에 대한 경영코치 프로그램에 올해만도 2백만∼3백만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기업체 ''최고'' 경영진의 트레이너인 만큼 돈벌이도 ''톱'' 수준이다.

최고경영자(CEO)의 1년간 코치비용은 무려 10만달러(약 1억3천만원).고위 경영자를 석달동안 컨설팅하는 데도 5천∼1만5천달러나 든다.

유명 경영코치의 경우 하루에 5천달러씩 버는 경우도 있다.

이런 거액을 들여가면서 경영코치를 쓰는 이유가 뭘까.

남캘리포니아대학의 워렌 베니스 교수는 이렇게 설명한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경영환경 속에서 경영자들은 해당분야의 전문가, 비전을 가진 리더, 전략가 등 팔방미인이 되길 강요받고 있다.
누군가 도와주지 않고는 헤쳐 나가기 어려운 환경이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