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제 < 한국브랜드경영학회 초대회장 >

"정보기술(IT)이 발달하면서 브랜드가 마케팅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국제경쟁력을 갖춘 브랜드 개발과 체계적인 관리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김성제(金成濟·54) 한국브랜드경영학회 초대회장은 23일 "글로벌 경제체제가 확산되면서 브랜드가 기업과 제품을 차별화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되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도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데 시급히 눈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학회의 활동방향을 브랜드관련 전문가들의 단순 친목도모가 아닌 학문적 연구와 전문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산·학 협력을 통해 시장현실에 맞는 브랜드전략을 연구하고 산업별 1백대 브랜드에 대한 가치평가를 실시할 계획입니다.

또 기업의 브랜드 경영과 관리를 총괄하는 브랜드 관리자를 길러내는 아카데미도 개설할 예정입니다"

김 회장은 이를 통해 코카콜라 소니 등 세계적인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는 한국산 글로벌 브랜드를 창출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기업 스스로 회사와 제품 특성을 한눈에 보여주는 브랜드를 개발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소니가 세계 최고의 브랜드로 발돋움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트랜지스터 생산업체로 출발한 소니는 제품 이름을 라틴어 ''Sonus(소리)''에서 따왔습니다.

소비자가 기억하기 쉬우면서도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준 것이지요.

그리고 회사 이름마저 소니로 바꾸고 워크맨 신화를 창조하면서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우뚝 선 것입니다"

그는 "브랜드에는 그 나라나 기업의 문화와 역사가 담겨있어야 소비자에게 강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며 2002년 한·일 월드컵축구대회의 엠블럼을 그 예로 들었다.

"월드컵 엠블럼 제작을 맡은 영국의 인터브랜드가 처음엔 일본 이미지만 담긴 작품을 내놓았습니다.

그래서 한·일 양국의 공통 이미지를 넣어야 한다고 항의했지요.

수차례의 논쟁 끝에 동양사상과 관련이 깊은 원(圓)의 형상과 우리 고유의 색동 색조를 가미했습니다.

그 결과 오히려 한국 이미지에 가까우면서도 동양의 신비를 드러내는 작품이 완성된 것이지요"

공채 1기로 국제상사에 들어간 이래 20여년간 브랜드와 인연을 맺어온 김 회장은 경희대 경영대학원 브랜드전략 전공 주임교수와 브랜드 컨설팅업체인 옴니브랜드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