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소로스가 기술주에 컴백했다.

지난해 나스닥증시의 대폭락으로 기술주에서 손을 털었던 그가 올들어 첨단기술주를 다시 사들이고 있다.

미국의 대형 헤지펀드인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최근 제출한 지난 1.4분기 투자내역서에서 이 기간중 6억1천1백만달러어치, 1천5백60만주의 첨단기술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소로스펀드가 사들인 주식은 첨단기술업체들로 구성된 나스닥100지수 종목들이다.

시스코시스템스 마이크로소프트 인텔같은 기업들이 이 지수에 들어있다.

소로스펀드의 ''기술주 컴백''은 월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소로스가 기술주에서 돈냄새를 맡기 시작했다"며 소로스가 기술주에 다시 손을 댄 것은 기술주의 대반등을 예고하는 징후중 하나라고 월가는 흥분하고 있다.

국제 핫머니의 대부로 헤지펀드업계의 1인자였던 소로스는 지난 99년과 2000년 사이에 기술주에 집중 투자했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나스닥시장이 대폭락, 50억달러를 잃었다.

이 일로 그는 펀드가입자들에게 기술주투자를 자제하겠다고 선언했었다.

이어 소로스펀드는 지난해 내내 기술주를 대거 처분했다.

이에 따라 한창때 40%에 달했던 기술주 투자비중은 작년말 제로(0)가 됐다.

소로스펀드는 그러나 올들어 다시 기술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해 3월 말 현재 전체 포트폴리오중 기술주 투자비중이 26%가 됐다.

나머지 투자상품들은 부동산 비공개 기업주식 통화선물 등이다.

소로스펀드의 기술주 투자재개에 대해 월가의 투자운용회사 먼더캐피털매니지먼트의 기술주 투자책임자 폴 쿡은 "소로스가 기술주의 회복을 확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로스는 지난 92년 영국파운드화를 공격, 불과 며칠만에 10억달러를 벌어 국제금융계의 신화적인 인물이 됐다.

그후 소로스펀드의 움직임은 주식과 채권 환율 등 금융시장의 방향타가 됐다.

소로스의 투자방향은 언제나 주목의 대상이었다.

그가 특정 금융상품에 들어가면 다른 기관투자가들도 따라 들어가곤 했다.

소로스펀드의 기술주투자 재개가 성공작이 될 것이라는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3월 말 이후 지금까지 나스닥100지수는 약 22% 올랐다.

한달 반 사이에 기술주 투자에서만 1억3천만달러 이상을 번 셈이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