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의 구주(舊株)매각과 외자유치의 윤곽이 드러났다.

일단 구주매각과 외자유치는 별개로 추진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해외주식예탁증서(GDR) 10억달러와 하이일드본드 3억7천만달러 등 총 1조8천억원(13억7천만달러)의 외자유치는 계획대로 진행하되 기존 대주주 지분(구주 19.2%)은 2단계로 판다는 구도다.

GDR 2억달러와 구주를 한 투자자에게 팔아 경영권을 넘긴다는 당초 계획이 바뀐 것이다.

<>구주 2단계 매각=SSB는 현대상선 현대중공업 등이 가지고 있는 구주를 단계적으로 매각키로 했다.

지금 팔 경우 주식가격(14일 현재 주당 4천6백40원)이 낮아 현대상선 중공업 등은 수천억원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일단 6월말까지 계열분리를 위해 특수목적회사(SPC)를 이용해 구주를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SPC에 기본가격으로 넘긴 뒤 1년 후 주가가 오르면 그때 가서 외국투자자나 시장에서 판다는 것.

기본가격과의 매각 차액은 SPC와 과거 대주주(현대상선 중공업 등)가 일정 비율로 나누는 계약을 한다는 복안이다.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SPC에 구주를 팔때 계열분리로 인정해줄 지 여부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상선과 중공업 등이 의결권을 포함한 지분 소유권을 완전 포기하는 것이어서 실질적으로 계열분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하이닉스 경영권은 SPC로부터 구주를 최종 인수하는 투자자가 될 공산이 크다.

<>GDR발행 순조=GDR 10억달러중 2억달러를 인수할 외국 투자자는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자유치 주간사인 살로먼스미스바니(SSB)가 한 투자가로부터 GDR 2억달러를 인수하겠다는 약속를 받았다.

이에 따라 나머지 8억달러의 GDR 일반공모도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

그동안 SSB는 "2억달러를 살 투자자가 결정되면 나머지 일반공모는 쉽게 성사될 것"이라고 자신해왔다.

SSB와 하이닉스반도체는 이번주말부터 GDR 8억달러에 대한 국내외 로드쇼(투자설명회)에 나설 예정이다.

이때 하이일드본드 3억7천만달러도 함께 공모한다.

모든 외자유치는 6월중 끝내 총 1조8천억원의 외자가 하이닉스에 유입되도록 한다는 게 목표다.

외자유치가 성공하면 국내 채권단은 전환사채(CB) 1조원을 인수하고 5조원 규모의 채무를 재조정해 정상화를 적극 지원키로 약속해 놓았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