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시장 전망이 다시 어두워지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 ''맥클린 보고서''로 유명한 미국 IC인사이트사의 빌 맥클린 사장은 앞으로 5년간 세계 반도체시장에 ''강한 한파(Big Chill)''가 몰아닥칠 것이라고 14일 경고했다.

또 5년 후께 세계 D램 반도체 업계에는 2개의 메이저 업체만 남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주 초 시장조사 업체인 데이터퀘스트는 반도체 경기가 이르면 오는 하반기에 회복될 것이라는 ''V자형 조기회복론''을 제시했었다.

◇장기 부진론=맥클린은 오는 2005년까지 세계 반도체시장이 연평균 8~10%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시장이라면 이 성장률은 대단한 것이지만 반도체시장의 경우 ''재앙(disaster)''이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향후 5년간 가격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금까지 연평균 반도체가격이 가장 높았던 때는 지난 95년으로 개당 2.68달러였다.

지난해는 2.04달러로 급락하고 올 1·4분기에는 2달러 이하(1.94달러)로 더 떨어졌다.

2005년까지 반도체가격이 회복되더라도 95년 수준에는 이르지 못할 것이라는 게 맥클린의 예상이다.

◇암울한 D램시장=지난 95년 4백억달러로 사상 최대였던 세계 D램 판매액이 올해는 절반에 불과한 2백10억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맥클린은 전망했다.

이어 가장 낙관적으로 볼 경우 2005년에야 겨우 95년의 실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90년대에는 세계 D램 시장에 10개의 주요 메이커들이 있었으나 지금은 5개로 줄어들었다"며 앞으로는 양대 메이저 업체만 남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각을 달리하는 ''맥클린 보고서''와 데이터퀘스트 보고서는 6월에 공식 발표된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